갓난쟁이를 품에 안고 일하는 여인
육아휴직도 안 쓰는 동료
어느 날, 내가 있는 팀에 새로운 동료가 합류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가 담당하는 기능과 같은 업무를 맡아 나와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다른 조직에서 이 업무를 했다고 얘길 들어서 '이미 경험이 있으니 잘 아시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그녀도 막상 다른 조직으로 오니, 기존에 했던 업무와 꽤나 다른 부분들이 있어 적응이 필요했다.
당시가 코로나 시국이어서 재택근무가 비교적 자유롭던 시절이기는 했으나, 어쩐지 그녀는 거의 회사에서 볼 수가 없었다. 거의 매일을 재택근무를 했고 아주 가끔씩 일이 있을 때만 출근을 했다. 업무에 큰 지장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업무 특성상 사무실에서 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어 그녀가 그렇게까지 많이 재택근무를 많이 하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메일 발송 시각, 새벽 2시
처음엔 별로 친하지 않아 잘 몰랐던 사실인데, 그녀는 우리 팀으로 옮겨오기 얼마 전에 둘째를 출산했고, 육아 휴직도 쓰지 않은 채 출산 휴가만 쓰고 복직을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갓난쟁이 아기를 돌보며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녀의 개인적인 상황까지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그녀 역시 일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었기에 육아 휴직을 길게 쓰는 것이 부담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그녀는 갓난아기를 돌보며 일을 했다. 그 시기의 아기들은 자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기 먹이고 틈틈이 낮잠 자는 시간을 쪼개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녀가 재택근무를 하며 사무실에 있는 내가 그녀의 업무를 백업해야 하는 일이 종종 있기는 했지만, 그녀 또한 워낙에 본인 일을 열심히 하는 성격이기에 그렇다고 함께 일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어느 날은 아침에 출근을 해 메일 확인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메일 발송 시각이 새벽 2시였던 것이다. 아니, 새벽 2시에 일을 했다는 말인가! 갓난아기를 키우면서... 나는 놀라기도 했고 그녀가 안쓰럽기도 했다.
그녀는 종종 사무실에 출근을 했는데, 그때 나는 물었다.
"어떻게 갓난아기를 보면서 일을 하시는 거예요, 지난번에 보니 새벽에 메일 쓰셨던데.."
"그냥, 아기 잘 때 틈틈이 하는 거예요."라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집에서 아기 돌보랴 업무 하랴 몸이 열 개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워킹맘의 숙명
'경단녀' 몇 해 전, 꽤나 많이 들려왔던 단어였던 것 같다. 지금은 워낙에 저출산 시대라 임산부나 육아 휴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출산 이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를 두고 일터에 나가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때같은 아이를 떼어내고, 그 아이를 위해, 또 살아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일터로 나선다. 오늘도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