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그녀들 (1)

열정 부자 워킹맘의 비애

by CelinA
엄마는 위대하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 일단 열 달 동안 생명을 품고 출산을 하는 고통을 겪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사실 출산이라는 것은 그 후에 다가올 역경과 고난에 비하면 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출산이라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란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원래 엄마는 위대하다. 그리고 나는 몇몇 정말 대단한 워킹맘들을 만났다.


출산 바로 전 날까지 출근했던 A선배

대략 15년 전쯤의 일이다. 그녀는 참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내가 입사했을 때 같은 조직에 있던, 나보다는 8살 정도 많은 선배였다. 내가 입사를 했던 당시, 그녀는 이미 임신 중이었고, 몇 달 뒤 출산예정일이 정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 와중에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일에 대한 욕심도 많았고, 늘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하는 열정적인 선배 딱 그 모습이었다. 대단한 커리어우먼!! 나는 그녀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그녀의 배는 남산만큼 불러왔고, 출산 예정일도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여전히 야근을 하고,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책임님, 왜 야근을 이렇게 하세요. 좀 쉬엄쉬엄 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연구원 나부랭이였던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

"글쎄, 나도 모르겠어. 계속 일이 이렇게 생기네..." 그녀는 조금 씁쓸한 듯 어쩔 수 없다고 대답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가 걱정이 되기도 했고, 스스로 너무 열심히 일을 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녀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랬을까 싶은 마음에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바로 전날까지도 회사에 늦게까지 남아있었는데!! 당시 신입 사원이었던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회사란 원래 이런 곳인 건가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다행히도 그녀는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한 아이를 순산했고, 지금도 워킹맘으로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것인가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모두가 그렇게 출산 직전까지 일에 열중하지는 않는다.

당장 나부터도 넉넉하게 출산 예정일 한 달 전쯤부터 휴가를 썼으니까. 하지만 어쩌면 그때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암암리에 있었을지 모르고, 아니면 그녀의 너무도 강한 책임감과 일에 대한 열망이 그녀를 출산 전 날까지 일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그녀는 그렇게 직장에서 20년이 넘게 살아남았고, 여전히 회사에서 그녀만의 몫을 하며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으로서 또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를 떠올릴 때마다 나도 그렇게 열정 넘치는 워킹맘으로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산 이후 육아휴직과 함께 조용히 사라지는 여직원들도 적지 않기에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매일의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걸까? 일에 얼만큼을 투자하고 육아에 얼만큼을 쏟아야 하는지 헷갈릴 때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한 편에서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순간들도 있지만, 소소한 하루 이런저런 일들로 울고 웃으며 버텨내는 중이다.




오늘도 고된 하루를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위대한 엄마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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