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가두고 있는 건 무엇일까
요즘 나의 관심사는 온통 나를 제한하는 것들 뿐이다. 나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장애, 내가 사고하는 것을 제한하는 여러 부정적인 상황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여러 환경들까지 모두 다 나의 세상에서 자유를 앗아가는 것들이다. 난 그것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요즘엔 인센스를 피워놓고 명상을 하는 취미까지 생겨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
과거엔 어떠한 상황이나 환경 또는 기억 그 자체가 나를 가두고 옥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에게서 정말 자유를 빼앗고 나를 가두는 것은 어떠한 환경과 상황들이 아니었다. 그것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나 자신이었다. 나는 항상 과거에 갇혀 살았었다. 장애를 갖기 전엔 참 행복했었지.. 라든가 이혼을 하기 전엔 참 행복했었지..처럼 과거의 행복을 극대화시켜서 불러온 뒤 현재의 행복을 작고 초라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과거에 행복했던 옛 기억들을 생각하며 잠깐의 휴식을 갖는 건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들은 없다. 우리의 삶에는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기에 그 사이에 행복했던 순간도 있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힘든 순간들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보도섀퍼라는 저자의 ‘멘탈의 연금술‘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저자가 했던 말을 잠시 인용하자면 “어둠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빛으로 어둠을 채우는 거란다. 어둠을 파내려고 애를 쓰거나, 어둠과 맞서 싸우려고 하는 것은 모두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잖니.”라는 문장이 있다.
여기서 어둠이 힘든 순간들이라면 빛은 행복한 순간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 행복한 순간들로 그 어둠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이 행복은 과거로부터 빌려오는 것이 아닌 현재 내 삶 속에서 존재하는 작은 행복들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의 작은 행복들은 우리가 느끼기에 너무나도 희미해서 우리는 종종 과거로부터 행복했던 순간들을 가져온다.
그렇게 되면 과거로부터 몇 번이고 되새김질해온 선명한 과거의 행복과 현재의 희미한 작은 행복들을 비교하며 현재의 소중한 행복을 알아차리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나 또한 그러했다.
지금을 살아내는 것이 힘들 때에, 너무나 깊은 어둠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때에 자꾸만 과거로부터 행복했던 기억들을 빌려와 그것을 극대화시켜 빛을 밝혀왔었다. 그렇게 하면 힘든 현재의 어둠을 물리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억지로 밝힌 빛은 현재의 작은 행복들(작은 빛)마저 나의 눈에서 흐려지게 만들고 그 빛을 다하면 다시금 어둠에 잡아먹히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고민해 본 결과 과거의 행복은 현재의 어둠을 이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힘든 순간들은 매 순간마다 느낀 작은 행복(빛)으로 물리칠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는 영원한 어둠도 영원한 빛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아무리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버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순간순간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지 않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