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걷는 꽃

by 박은비
42_물 위를 걷는 꽃.jpg


제 태몽은 꽃이었습니다,

꽃대가 엄청나게 굵은 붉은 꽃.


엄마가 그 붉은 꽃을 한 아름 안고

연못을 뛰었는데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디딤돌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물 위를 걷는 꽃,

태몽이 그래서인지

제 삶이 이리 위태로운가 봅니다.


흙에 뿌리 내릴 꽃이

연못 위를 걷고 있으니...


하지만 쉬운 인생이 어디 있을까요?

땅에 뿌리내린 꽃도

꺾일 수 있는 법이니까요.


한곳에 머물 꽃의 운명이 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는 인생에서

디딤돌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스스로 내디딜 운명이라 믿으렵니다.


늘 화창한 인생일 순 없겠지요.

하지만 폭풍우 치는 밤에도

제가 내디딜 내일의 한걸음에

디딤돌이 있으리라 믿으렵니다.

이전 06화생(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