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언덕 너머로 서서히 저물면
온 동네 단풍나무가 잎을 붉게 물들이며 가을을 반깁니다.
다시 하늘이 푸른 계절이 왔습니다.
저녁놀이 수평선 너머로 숨바꼭질하고
어김없이 찾아온 달이 밝은 밤.
호수는 달이 참으로 좋은가 봅니다.
오늘도 고요한 물결 위에 달빛을 아로새깁니다.
남들 보기에 별 볼 일 없는 단풍잎 하나
호수 위에 살포시 내려앉으면
뭐가 그리 수줍은지
주변은 어느새 붉은 단풍빛.
누군가의 마음 담긴 연서 하나.
종이배 만들어 내 님께 전해 달라고 부탁이라도 받으면
온 물결이 복사꽃 빛깔이겠습니다.
마음이 연약하고 예쁜 것이
하나둘 모여 만든 가을의 호수.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덩달아 어여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