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게 겨울이(5)

by 박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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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이 문장 참으로 멋지지 않나요?


제 앞에 나타난 벽을 부수는 대신

벽을 타고 오르며 자신을 피우는 꽃이 되겠다는

저 패기로운 단언.


보자마자 당신이 떠올랐어요.

당신에게 어울리는 문장입니다.


예전에 제 태몽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 있었는데

혹시 기억하실까요?


엄마가 꽃대가 정말 굵은 빨간 꽃을 안고

연못 위를 뛰어다니셨대요.


꽃대가 워낙 굵어서

한 아름이었대요.


연못 위를 뛸 때마다

디딤돌이 올라왔고요.


저의 태몽은 물 위를 걷는 꽃입니다.


제게 불가능은 없을지도 몰라요,

자신을 믿는다면.


왜냐하면

전 물 위를 걷는 꽃이니까요.


당신도 세상을 살면서

많은 벽을 마주쳐왔고,

마주치고 있으며,

미래에도 늘 당신을 막는 벽들이 넘쳐나겠죠.


부수지 말고

타고 자라는 꽃이 되세요.

당신은 해내리라 믿어요.


사실 모든 벽은 문이래요.

그 벽들을 넘으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겠죠.


전 물 위를 걷는 꽃이 될 테니

당신은 벽을 타고 자라는 꽃이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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