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권리 및 주의사항
살다 보면 누구나 오해를 사기도, 혹은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의사소통이 부재하면 당사자 간에 협의가 되지 않아 더욱 문제의 실마리가 꼬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개인 간의 소소한 다툼이라면 모르지만, 사안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이 얽히며 풀기 어려운 난관으로 발전하면 형사사건 정식 수사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때, 내가 가해자로 지목되어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다면 어떨까요?
누구나 처음에는 당황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만약 내가 경잘 조사를 받게 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주의해야 할 핵심 법적 사항들을 짚어보았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법 없이 살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법을 잘 모르기에 억울한 상황에 놓입니다. 법은 평범한 이들의 평안한 일상을 지키기 위에 존재합니다.
수사의 기본 과정은?
피의자의 신분으로 어떻게 조사에 임하게 되는 것인지 절차를 우선 간단히 보겠습니다.
경찰은 먼저 고소 혹은 고발한 당사자에게 취지와 이유를 물어봅니다. 다음, 해당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피의자)을 조사하는데, 이를 피의자 조사라고 합니다.
수사관은 고소인과 피의자 양측의 주장을 모두 듣고 관련 증거를 수집합니다. 목격자나 CCTV, 혹은 주위에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을 불러서 객관적인 단서를 확보해 가는데 이를 참고인 조사라고 합니다. 해당 조사는 직접 경찰서에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사안이 간단한 경우 전화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후 수사관이 보고서의 형식으로 진술 내용을 요약하여 자료로 남깁니다.
만약 피의자인 나의 알리바이가 의심된다면? 통신사 기지를 확인해 당시 내 핸드폰 위치를 기지국을 통해 조회하기도 합니다. 금전 관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경우 실제 돈이 오고 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을 통해 나의 명의로 된 금융거래 내역을 조회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필요에 따라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의 내역을 조사합니다.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전 주의사항
자료에 따라 보관기간이 다르니 이를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위 자료들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하여 6개월간 보관됩니다.(카카오톡 메신저는 2~3일 간만 서버에 보관됩니다.) 이 자료들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어 이 부분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더하여, 만약 영장 집행 일시와 장소에 대해 사전 고지가 없었거나, 집행 당시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위법한 절차를 통해 확보된 증거니 이런 경우 변호사를 통해 항의하게 됩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만 통신사의 서버 내용이 보관된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단서일 경우 절대 삭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만약 삭제되었다면 변호사와 상의해 디지털 포렌식 등 신속히 일부 자료라도 복구하는 데 주력해야 하니까요.

반드시 챙겨야 하는 열람권 행사
형사소송법 제244조에 따르면 피의자 진술조서의 완성 이후 반드시 피의자 본인이 내용을 전부 열람해야 합니다. 또는 수사관이 읽어서 들려줌으로써 자신이 진술한 대로 기재가 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때는 피의자가 증감 혹은 변경 청구 등의 이의를 제기해야 하며, 의견을 추가로 진술할 경우에 해당 내용을 조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긴장한 나머지 자신의 진술 내용을 정확하게 체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따라서 변호인과 함께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마지막 서명을 한 뒤 각 페이지마다 간인을 통해 지장을 찍어 위조의 가능성을 방지합니다. 내가 한 진술에 대해 스스로 확인했다는 의미이므로, 해당 절차가 없을 시 증거로서의 효력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수사관이 모든 내용을 작성한 뒤 반드시 피의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열람권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해당 권한을 활용해 잘못 기재된 내용이 있거나, 혹은 오해할만한 내용이 피홈되어 있으면 이를 삭제 혹은 수정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꼼꼼하게 전체적으로 내용을 체크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반드시 모든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영상녹화, 진술거부 등 정당한 권리 챙기기
최근 시행되고 있는 영상녹화제도를 통해 조서의 작성 과정을 모두 녹화본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여러 번 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을 재진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미리 녹화를 요청하세요.
수사관의 질문이 이상하거나, 고소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헌법상 진술거부권의 행사가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에 의거하여 검사 혹은 사법경찰관이 직접 이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만약 고지하지 않은 상황에 진술조서를 작성하였다면 위법한 증거로 효력이 없습니다.
단, 나에게 불리한 내용이라 하여 계속 거부한다면 결국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게 되거나, 증거 인멸의 의심을 살 수 있으니,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여 적절하게 행사해야 합니다. 간혹 계속 거부하다가 오히려 나의 입장을 경찰과 검찰 측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정식 기소 되어 재판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따라서 사전에 변호인과 상의해서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보고 전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적극적으로 나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한편, 나에게 유리한 목격자를 참고인으로 확보하여 조사에 참여하도록 대응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형사사건은 증거 싸움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근거를 객관적으로 제시한다면 불기소 처분으로 수사 단계에서 마무리될 수 있으니, 만약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사전 철저한 전략을 세워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