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름을 바꾼 마음이라면 못 할 게 없어

나는 낭독 작가입니다

by 낭독작가 해밀



나는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합니다.

나는 사람을 살리는 글을 씁니다.

나는 낭독작가입니다.

나는 낭독 작가입니다


지난해 8월 , 5년의 뒤안길에서 질문을 한가득 안고 도서관 갔어요. 뜻밖에 한 문장을 만났어요.

'야, 이름을 바꾼 마음이라면 못 할 게 없어.'


이름을 바꿨습니다. 나는 낭독 작가입니다. 목소리로 밑줄 긋고, 사람을 살리는 글 좀 쓰는 낭독 작가입니다.

지난 5년간 요리조리 나를 관찰했어요. 주로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났어요. 어쩔 수 없었지요. 불편함과 동시에 기꺼웠어요. 혼란한 틈새에서 배웠어요. 배움을 맛보고 사부작사부작 움직였어요. 그리고 4년이 지났습니다. '네 꿈이 뭐니?' 묻습니다. 이 나이에 이런 꿈꿔도 될까? 글 쓰는 사람 말이야. 너 낮은 시력을 가졌잖아. 네 몸에 책이 쌓여있는 것도 아니고. 뛰어노는 걸 좋아했던 넌 문학소녀도 아니었잖아. 그래도 뭐, 못할 건 또 뭐야?. 하면 되지!. 시작했습니다. 글을 썼냐고요? 아니요. 이름을 바꿨습니다. 작가라는 명함을 나에게 주었어요. 나는 낭독작가 해밀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것을 소원합니다. 맑은 시냇가에 심긴 수량 풍부한 인상 좋은 나무이면 족하겠습니다. 길 위에서 지치고 피로한 그에게 시원한 냉수 한 잔 건넬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푸르 잎사귀 그늘에 앉을자리 내주는 단꿈을 꿉니다


언어 채집이 취미입니다

나는 전략을 짜야겠습니다. 음.. 빠른 출발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지?

이 세상은 좋은 언어들이 넘칩니다. 바로 내 곁에도 수두룩하고 담 너머에도 있습니다. 저 먼 곳에도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지요. 이제부터 작은 눈을 크게 뜨고 다니렵니다. 말잡이 채 들고 언어를 채집할 겁니다. 카야가 식물을 채집해서 분류하고 어원을 살피고 애정을 가지고 모으고 또 모은 것처럼요. 어릴 적 엄마의 부엌 부뚜막에는 갈색의 주둥이가 있는 기다란 병이 있었어요. 막걸리 들어간 식초가 익어가고 있었죠. 이 식초는 한 방울은 요리의 화룡 점점이었어요. 채집한 단어를 잘 숙성시킬 거예요. 곰삭은 아삭아삭한 언어로 재창조할 겁니다.


'당신은 결국 바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됩니다. 나는 낭독 작가로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쓸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전문적이고 똑똑한 기술들의 쓰나미 같습니다. 정보의 폭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식보다 필요한 게 있습니다. 공감과 안위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안위하는 낭독 작가입니다. 냉랭한 마음의 온도를 1도 높여주는 글을 씁니다. 체온이 낮으면 암이 발생합니다.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암 발병률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의자 하나와 포근한 바람 품은 구름 한 줌아래 쉬어갈 여백이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사람을 살리는 낭독 작가입니다.


한 가지는 슬그머니 내려놓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가다가 내 마음이 바뀔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어휴, 이건 참 너무 크구나. 탐심을 가만히 내려놓고 소소한 꿈을 꿉니다. 쓰는 사람으로 죽을 때까지 가보는 겁니다. 누가 압니까 또. 그리 아니할지라도 충분하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대답합니다.


오늘이 첫날입니다. 여기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을 적겠습니다.

나는 시작했습니다. 내 마음은 설렙니다. 나는 나를 뜨겁게 응원합니다.


2024년 8월에 서랍에 넣어둔 첫 글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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