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저녁이 나를 불렀다.

by 라니 글을 피우다

6월의 저녁, 바람이 나를 불러냈다.

슬리퍼를 꿰차고 무심히 나온 손엔 휴대폰 하나.

쓰레기 버리는 날이었다.


한낮엔 뜨겁게 달아올랐던

여름날이었는데, 저녁의 바람은 달랐다.

가을처럼 선선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그냥 집으로 들어가려던 걸음이 멈췄다.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 없었다.


마침 눈앞에 공공자전거가 보였다.

“아싸!”

작은 환호성과 함께 페달을 밟았다.

바람이 두 팔을 감싸 안았다.

이게 바로 행복이었다.


자동차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스릴과 쾌감.

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 여름밤의 짜릿함을.


태풍이 밀려오는 바람 같기도 한

이 바람결에

날아오르고 싶다.


이 계절,

이 순간을

온몸으로

충만토록 마음껏 채운다.


바람이

나를 불러낸 이 밤.

혼자만 느끼기엔,

너무 아까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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