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를 키웠다. 그리고 글이 나를 살린다.

by 라니 글을 피우다


“이제는 내가 한 줄의 글이 되어, 나를 위로한다.

글을 쓰고 있다.

내 마음이 그대로 활자에 담긴다.

놀랍게도,

그 글들이 나를 위로해 준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한때는 ”글을 써보세요 “라는 말이 그렇게 부담스러웠다.

말주변 없던 나는,

글도 그렇게 엉켜만 갔다.

생각은 많은데,

단어가 이어지지 않고,

문장은 자꾸 끊겼다.

글이 흐르지 않으니 마음도 흐르지 않았다.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멈췄다.


게다가 특별한 사건도 없는 내 일상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왜 그렇게 부끄럽고 시시했는지.

다른 사람의 감성 가득한 글을 읽고 나면,

부럽고,

작아지고,

괜히 더 안 쓰고 싶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책을 찾았다.


책은 나의 오랜 친구였고,

위로의 통로였다.

힘들 때마다 꼭 한 줄씩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만났고,

그 한 줄이,

그 순간을,

이겨내게 해주는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삶이 버거울 때면 책장 앞으로 간다.


도서관, 서점은 내게 너무나도 친숙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정보와 이야기, 그림들이 가득한 그곳에 있으면

현실의 무게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가끔은 도서관이 24시간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밤새 책과 함께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 날이 분명히 오리라 믿는다.

그날이 오면 나는 기꺼이 도서관에서 첫 손님이 될지도 모른다.


책이 그렇게 나를 키웠다.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엄마표 영어’라는 이름으로 도서관을 누비며 책을 빌렸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았다.

나는 그저 책을 보여주고, CD을 틀어주기만 했을 뿐인데,

그 시간들이 아이의 귀와 마음을 열었다.


그 시절, 영어 그림책 속 사랑스러운 그림들과 따스한 이야기들이

나에게도 참 행복했던 시간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나의 오랜 꿈 중 하나는 도서관 옆에 살며,

햇살 좋은 날엔 조깅도 할 수 있는 동네에서 살아보는 것이다.

책을 마음껏 보고, 걷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는 일상.

그런 풍경이 나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꿈을 꾸는 법조차 몰랐다.

”꿈을 적어보세요 “라는 말 앞에서 망설이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록새록 떠오르는 작은 바람들이 나의 꿈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

조금씩 써 내려가는 글,

누구에게 보여주기보다 먼저 나를 위한 문장들.

이 순간들이 너무도 소중하다.


한때는 삶이 너무 고달파 낙조차 없었고,

나를 탓하고 미워하기도 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나는

그저 감사하다.

이 조용하고 따뜻한 변화가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물기를.


언젠가, 큰 대형서점 한편에서

내가 쓴 책 한 권이 조용히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기를.

그 순간을 상상하면,

지금의 작은 글 한 줄도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꿈을 생생하게 그려진다.

큰 대형서점에서 내가 쓴 책 한 권이 누군가의 손에 들려 나가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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