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오늘 나를, 오늘 내가 내일 나를 만든다

by 이영범

아내가 병원에 입원을 해서 일주일간 내가 집안일을 한 적이 있었다. 설거지나 밥은 오래전에 자취하던 실력이 남아 있어서 그럭저럭 꾸려나가는데, 애들을 챙기는 건 참 힘들다. 아침에 애들 식사와 학교 준비물을 챙겨주고, 저녁에 일찍 집에 와서 애들 저녁과 숙제 그리고 다음 날 학교 준비물을 챙겨주고 해야 하는데, 나는 잘 한다고 하는데 애들은 여간 불편해 하는 것이 아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래도 사업을 하니 아침에 좀 늦게 나가거나 저녁에 좀 일찍 들어오는 게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은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떡하지? 나는 애들이 아주 어릴 때 독립을 해서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꾸역꾸역 맞춰서 살아가리라.


내가 관심을 가지는 건 어른이 아니다. 과연 애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다. 거꾸로 내가 업무 차 열흘 정도 해외 출장을 가면 애들은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다. 아니 한 달 정도 출장을 가도 애들은 전혀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돈만 제때 아내의 통장에 입금이 되기만 하면. 그럼 아빠는 정말 돈 버는 기계에 불과한 것인가? 정말 애들은 아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한 것 아닌가?


로버트 기요사키는 두 아빠가 있었다. 가난한 아빠는 자식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라’고 가르쳤고, 부자 아빠는 ‘일찌감치 회사를 차려서 돈을 벌어라’고 가르쳤다. 가난한 아빠는 자신도 그렇게 살아서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진급을 계속 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높은 자리에 있다 보니 항상 늦게 까지 일을 해야 했던 반면 경제적으로는 여유롭지 못했다. 부자 아빠 역시 자신도 그렇게 살아서 일찌감치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나이가 들어서는 일을 안 하고도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크게 감동 받은 두 아빠의 차이는 다른 곳에 있다. 가난한 아빠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반면 부자 아빠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왜 사는가? 왜 열심히 일 하는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하기 때문 아닌가? 더 나은 내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회적으로 지위가 올라가서 많은 부하직원들이 폴더인사를 하는 그런 명예를 생각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더 나은 내일은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친구가 있었다. 생각이 잘못된 것 같아서 내가 충고했다.


“술자리 좀 일찍 마치고 집에 일찍 들어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어.”

“나도 거래처와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일 하는 게 힘들어. 하지만 지금 이렇게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다 가족을 위하는 것이야.”

“너는 가족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가족과 멀어지고 있지 않니?”

“돈이 있어야 애 유치원도 보내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할 것 아니냐?”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보다 먼저 네가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더 우선이 아닐까? 가족한테 돈만 많이 갖다 준다고 가족이 기뻐할까?”


결국 그 친구는 이혼했다. 아빠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일을 한다는 미명하게 가족을 등한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직장 다닐 때는 그랬었다. 작은 애가 걸음마를 할 때 문득 큰 애한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애가 걸음마를 한 걸 본 기억이 안 나는 것이었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니 회사에서는 출근시간 빠르다고 칭찬하고 일 열심히 한다고 칭찬을 하지만 나는 정작 나의 분신은 등한시 했던 것이다. 말로는 가족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실제적으로는 가족을 하나도 위하지 않았던 것이다. 작은 애를 얻을 때는 독립을 했기에 작은 애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 같은 시기의 큰 애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노력했지만 떠오르지 않아서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가난한 아빠가 될 뻔 했지만 과감하게 독립한 덕분에 부자아빠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러분은 오늘의 나를 잘 보기 바란다. 분명 그것은 어제의 내가 만들었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다면 명문대학을 거쳐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조그마한 회사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건 이미 평가가 끝난 항목이다. 이제 여러분의 내일을 한 번 그려보기 바란다. 그 내일은 오늘의 내가 만든다. 그 내일을 잘 그리려면 오늘의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매일 생각한다.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내일을 생각하고 있으면 오늘 놀 수가 없다. 어제의 내가 만든 오늘이 불만스럽더라도 신경 쓰지 마라. 그건 이미 지난 일이다. 이제 내일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의 내가 움직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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