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종류의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 제품, 원가가 얼마인데 얼마에 팔면 될까요?”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질문이다. 이 질문은 이렇게 고쳐야 한다. “이 제품, 얼마면 팔릴까요?”
흔히 사람들은 제품을 보면 그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었을 원료의 가격을 먼저 생각한 후 그것을 유통시키는데 드는 비용과 판매자의 이익을 계산하여 가격을 생각한 후 그것이 싸다 비싸다를 판단한다. 하지만 이것은 분식점에서 라면을 사먹을 때나 써먹을 수 있는 가격 계산법이다. 그렇다. 분식점에서 라면을 사먹을 때는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라면의 가격에 분식점에서 라면을 판매하기 위해서 지불하는 비용, 즉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등을 대충 산정하여 더한 후에 분식점 사장이 라면 하나를 팔아서 남기는 이익을 계산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의약품의 가격도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될까? 스마트폰이 왜 S사 제품은 비싸고 P사 제품은 싼지도 이런 식의 계산법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가격을 계산하면 안 된다. 제품의 가격은 그렇게 단순한 셈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가격은 소비자가 그 제품에 대하여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치, 즉 명분이다. 소비자는 그 제품이 그 금액을 지불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돈을 지불하는, 즉 구매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지불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제품의 원가 보다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만약 원가가 십만 원인 의류를 구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할 때, 소비자에게 그것의 원가가 십만 원임을 강조하면서 일만 원 손해를 보면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판촉을 해도 소비자는 그것을 사지 않는다. 소비자한테는 그 의류의 원가는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는 오로지 그 의류가 자신한테 구만 원의 가치를 제공하는 지만 생각할 뿐이다. 판매자가 그것을 팔면서 일만 원을 손해를 보든 말든 소비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다.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결정을 했다면 제품을 구매를 해야 할 시기가 온다. 수출을 하기로 했다면 국내 구매를, 수입을 하기로 했다면 해외 구매를, 국내 사업을 하기로 했다면 판매자 또는 생산자로부터 구매를 해야 한다. 그 때 제일 중요한 항목이 품질과 가격이다. 사업에 있어서 제품의 품질은 아주 기초적인 사항이므로 논외로 하고, 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어떤 형태의 사업을 하든지 일단 당신은 바이어다. 뭔가 구매한 후에 판매하려고 나설 때 비로소 판매자로 변신하는 것이고 판매가 되었을 때 이익을 가지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바이어의 입장인 당신이, 내가 제품을 구매한 후에 만나게 될 미래의 나의 제품의 바이어가 되어서 제품을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구매하러 가보라. 그리고 그것을 얼마에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 판매자가 당신한테 제시하는 가격이 그것 보다 낮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은 조만간에 그것을 다른 사람한테 팔아야 한다. 그것도 일정 마진을 붙여서 당신이 지금 구매한 가격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그런데 숫자가 그렇게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마 주변의 다른 판매자들을 만나 가격협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열 군데의 판매자들은 어찌 모두 똑같은 숫자만 내놓는가? 당신은 아마 이들이 서로 담합했을 것이라는 의심까지 하게 될 것이다. 자, 사업은 하고 싶고 귀한 시간 쪼개서 동대문시장에 나와서 판매자들과 협상을 했는데 가격은 안 맞고, 열 군데의 판매자들을 만나봤지만 모두 똑같은 말만 한다. 그렇다면 일단 접고 집으로 돌아가서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첫 번째 이유는 당신이 초짜로 보였기 때문에 그들이 당신을 좀 쉽게 생각했을 수 있다. 둘째, 어쩌면 그 품목 자체가 그렇게 동대문시장에서 구매해서 이익을 붙여서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닐 지도 모른다. 동대문시장에서 잘나가는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굳이 동대문시장 판매자들이 당신을 통해서 판매를 안 해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면 동대문시장 판매자들이 굳이 당신 같은 사람을 통해서 하나라도 더 팔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자꾸 여기 저기 부딪히다 보면 사업에 대해 감을 잡게 된다. 멋있는 표현으로 시행착오라고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시험지에 정답을 적는 것도 아니고, 어찌 시행착오 없이 한 번에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단 말인가? 사업하는 사람은 자꾸 부딪혀야 된다.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자꾸 부딪히면 첫째, 당신이 판매자들과 협상을 할 때 써먹을 수 있는 꺼리가 당신의 머릿속에 쌓이게 될 것이고, 둘째,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몸에 사업가의 분위기가 배어서 당신이 판매자들 앞에서 초짜처럼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