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과 한스
다니엘은 런던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하이델 베르크로 갔다.
아버지 한스는 하이델 베르크의 철학가의 길에 지어진 빌라에 살고 있었다.
유겐트 스틸 역사주의 신 고전주의 집들로 19세기에 부유한 귀족이나 예술가 교수 들이 경치가 좋은 이곳에 지은 우아한 고풍의 집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2차대전에도 거의 파괴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이집을 여러개 소유하고 있던 할아버지 요한은 유일한 아들인 한스에게 모든 집을 물려 주었다.
한스와 새로 결혼한 스페인의 젊은 여성 마리아의 아들 둘이 이 집들을 물려 받았으며 아버지 한스와 같이 주변의 다른 빌라에 살면서 하이델 베르그의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었다.
다니엘은 아버지의 옛 화학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었고 이곳의 빌라는 전혀 상속 받지 않기로 했다.
원래 인간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집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별로 좋다고 생각해 본 일도 없고 집 안에 있는 것 보다 자연을 돌아가니며 즐기는 시간이 더 많았던 다니엘에게 유지비와 청소 등이 복잡한 이런 궁궐같이 화려한 집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 빌라 중에서도 가장 크고 경치가 좋은 곳에 화려하게 지은 집에 한스와 마리아가 살고 있었고 그 주변의 두 집에는 각각 마리아와 한스의 아들 프란치스코와 마르코가 살고 있었다.
아버지 한스의 집에 도착하자 마리아가 웃으며 나와 반갑게 다니엘을 맞았다.
“Hola! Como estas?”
마리아와 한스는 집안에서 스페인 말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프란치스코와 마르코가 함께 있을때는 또 독어를 썼다.
하지만 마리아는 다니엘에게는 고집스럽게 스페인어를 썼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은 다니엘은 그냥 마리아의 변덕스러운 언어 정치성에 맞추어 마리아가 있을때는 스페인어를 썼다.
“ Hola, Maria,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아버지는 어떻세요?”
“ 오랫만이구나 다니엘. 니가 직접 들어와서 봐. 항상 그렇지 뭐… 아이처럼 맨날 투정하고… 너도 알쟎아 네 아버지 한스”
다니엘이 넓은 집 안으로 들어왔다.
큰 창밖으로 네카어강 (Neckar River): 과 카를 테오도르 다리 (Karl Theodor Brücke, Alte Brücke) 그리고 구시가지 (Altstadt) 가 모두 보이는 넓고 밝은 거실이었다.
대대로 물려오는 골동품들과 할아버지 요한이 수집했던 고 가구와 그림들이 집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항상 다니엘이 좋아하던 아우구스트 마케의 그림이 그랜드 피아노에서 보이는 정면에 걸려 있었다.
홀의 가운데 있는 그랜드 피아노에 앉아서 쇼팽을 연주하고 있던 한스가 다니엘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연주를 마치고 가까이 와서 두 볼에 입을 맞추었다.
“어디서 오는거냐? 서울 인사동에서 오는 길이냐?”
“네 아버지”
“좋은 예술작품 많이 샀어?”
“ 네. 좋은 전시를 찾아냈어요. 그래서 거의 다 구입했습니다. 아버지 건강을 어떻세요”
“ 나야 뭐… 오늘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니깐… 한국 날씨는 좋았어? 여긴 내내 비가 왔었어. 니가 오니깐 날씨가 좋아지는구나. 회사 예기도 좀 해봐… 일 할만해?”
“ 네. 잘 되고 있어요. “
“ 그래… 아빠는 항상 널 믿었어. 어려서부터 뭐든지 혼자 다 잘하던 아이라서… 뭐든지 정말 혼자서 다 해 냈지...”
“저… 아버지, 그런데 인사동 한 전시장에서 어머니의 옜날 조각을 가지고 있는 큐레이터를 만났어요. 자신의 할머니가 어머니를 입양아로 줄때 같이 남긴 유물이라더군요”
한스가 놀란 얼굴로 다니엘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 미희의 조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 네… 소녀의 얼굴이요.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른 기법이었지만 어머니의 조각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볼수 있었어요… 그래서 살펴봤더니 밑에 어머니 싸인도 있더군요… M H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싸인을 새긴 방법도 똑같았고요…
한스가 고개를 돌려 큰 창문으로 보이는 네커강 전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다니엘 이쪽으로 와서 앉아라. 마리아 마리아.. 다니엘 뭐 마실 것좀 줘. “
이야기를 옆에서 옅듣던 마리아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멕시코 아주머니 카르멘이 체리 주스와 탄산수가 섞인 다니엘이 어려서부터 제일 좋아하는 음료를 가지고 왔다.
“감사합니다 카르멘. 건강히 잘 지내시죠?”
카르멘이 부드럽고 자상한 미소로 대답했다.
“ 나는 정말 잘 지내지. 다니엘이 어려운 일 하러 다니느라 힘들지...뭐든 필요한거 있음 말해.”
이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부엌으로 다시 돌아갔다.
카르멘은 17살 때부터다니엘을 돌보아 주던 한스 집안이 고용한 도움이 아줌마였다.
하지만 다니엘 에게는 가장 친근한 가족이었다.
다니엘의 어머니 미희가 죽고 2년 후 한스는 스페인의 아름다운 여인 마리아와 재혼했다.
다니엘이 9세 그리고 아버지 한스가 46세 였을 때이다. 이때 새로 아버지와 결혼한 마리아의 나이는 21살 이었다.
곧바로 프란치스코를 출산한 마리아는 다니엘과 같이 자신의 아들을 키우기 싫다고 해서 한스는 다니엘을 할아버지 요한과 할머니 안지가 있는 곳으로 보냈고 그곳에서 젊은 멕시코 여자 카르멘이 다니엘을 어머니처럼 보살펴 주었다.
친절하지만 항상 거리를 두던 할머니 할아버지 한스 안지와는 다르게 카르멘은 정이 많고 따듯한 엄마같은 사람이었다.
다니엘이 탄산수가 섞인 체리주스를 단번에 들이켰다.
한스가 보며 말했다.
“ 미희는 독일로 오기전에 딸 하나를 일본에 입양아로 주고 독일로 왔단다.
미희는 이북의 친일파로 있던 양반의 외동딸로 1945년 2차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패배해서 대한민국에서 모두 본국으로 돌아갔을때 공산혁명이 일어나 미희의 아버지 Herr 고는 공산당 들에 손에 처참히 쳐형당하고 미희와 Herr 고의 부인 그리고 몇몇 하인은 도망 다니다가…
미희는 1950년 대한민국 이데올로기 전쟁이 시작될 무렵 공산당 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단다… 아버지를 친일파로 둔 벌이라고 말하면서 미희를강간하고 구타했단다...그래서 딸을 하나 임신했지. Herr 고의 절친했던 친구의 아들이었던 한 공산당 장군이 어머니를 도와서 일본으로 보내고 돈도 보내 주다가 이 장군은 전쟁에서 전사하고 미희는 혼자 도저히 딸을 키울 수 없어서 일본의 지인에게 입양으로 주고는 독일로 왔단다.
미희가 딸을 낳은것은 아마 18살때 였을거야. 그 이후 독일로 와서 독일에서 간호사 공부를 하면서 조각 전시를 열었었는데 그때 나는 미희를 한 전시장에서 만났단다.
아직도 어제일 처럼 생생하네…
얼마나 죽는 날까지 딸 입양 준것을 후회 하면서 그리워 했었는지…
매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나에게 가죽 천에 보물처럼 들고 다니던 오래된 솔링겐 조각칼을 보여 주면서 Herr 고의 집을 드나들던 러시아 상인이 준거라고 말하던 것이 어제일 같아…”
다니엘은 충격적인 가슴아픈 어머니의 옜 이야기를 듣고는 갑자기 목이 메어졌다.
“ 그럼 제가 인사동에서 만난 유리코는 어머니의 손녀겠군요.”
“ 이름이 유리코야? 정말 우연이군… 우연이야… 어떻게 이 넓은 세상에서 미희의 손녀딸을 인사동에서 만났으니…”
다니엘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우연도 아니다.
예술가 어머니의 예술혼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경로를 만든다.
강한 예술인의 피를 가졌던 미희의 손녀가 할머니의 예술혼을 이어받아 큐레이터가 된 것이고 미희의 아들 다니엘은 미술 수집가가 된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예술품과 큐레이터와 예술 수집가가 모이는 서울의 인사동…
아버지 한스는 다니엘을 사랑스런 눈으로 보았다.
아들을 볼때마다 강하면서도 너무나 연약했던 미희를 떠 올렸다.
마치 딸을 떼어놓고 조국을 떠나 독일로 올때 자신의 반쪽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온 사람처럼 미희는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살았다.
한스의 사랑과 아들 다니엘로 다시 독일에서 자신의 삶과 행복을 찾은 것 같았지만 다니엘을 데리고 한국을 갈때마다 미희의 마음은 다시 한국의 삶을 찾고 그리고 자신의 딸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서 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도 이렇게 잘 커서 자신이 아끼며 키운 회사를 잘 경영하고 있는 다니엘이 한스는 존경스럽기 까지 했다.
어머니와 가슴아픈 옜 기억속을 돌아다니는 다니엘을 현재로 되 돌려 놓으려고 한스는 회사 이야기를 꺼냈다.
“그건 그렇고 핏츠 게랄드 연구소 특허기술을 도입해 합병하려던 그 회사 사장은 만나봤어?”
한스가 말했다.
“ 네, 아버지. 만나 봤습니다. 런던에서요”
“ 어때, 믿을수 있는 남자 같아?”
“ 아버지… 남자 아니고 젊은 여자예요. “
한스가 놀라며 말했다.
“ 아니 그 최첨단 기술의 특허를 낸 사람이 젊은 여자라고?”
마리아가 갑자기 끼어들며 말했다.
“ 아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여자 과학자가 특허 낸 것에 놀라, 당신은… 그렇게 티내면거 놀라면 완전 골동품 남자라고 그래...놀라도 속으로 놀라요. 제발...”
한스가 다니엘을 보며 말했다.
“ 어떻게 그렇게 어린 여자가 벌써 신기술 특허를 낸 회사를 경영하지? 부모님이나 조 부모님이 회사를 만들었어?”
“ 네. 어머니가 작은 연구소 가지고 계신걸 인수 했어요”
“ 어머니도 과학자였어?
“ 네, MIT 에서 박사과정을 이미 마친 사람이예요. 클라라도 MIT박사출신 이고요 “
아버지 한스가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
“ 내가 화학을 공부하던 시절 내가 다닌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Universität Heidelberg)
화학 및 지구과학 학부 (Fakultät für Chemie und Geowissenschaften) 에 그 당시엔
여자가 단 한명도 없었단다… 여자들은 모두 결혼해서 살림할 생각 했었지… 벌써 내 나이가 90을 바라보고 있으니… 세상이 변하긴 변했지… 독일은 벌써 여자 총리도 나왔고…”
공대를 다닌 다니엘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여학생은 1-2명 정도밖에 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2차 대전 이후에 급격히 줄어 여성의 임무는 자녀들을 잘 돌보며 집안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후 1970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다시 시작 되었고 여성의 과학계나 공과대학의 입학은 다니엘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흔한 일은 아니였다.
이런 것에 익숙해 있진 않은 남성세대 들에게도 여성이 만든 기술회사와 합병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때 마리아의 아들 프란치스코와 마르코 다니엘의 이복 동생들이 들어왔다.
“ 다니엘이 와 있었네?”
머리부터 신발까지 모두 최고 명품으로 빛이나는 두 동생은 마리아가 한스와 결혼 하자 마자 낳은 1년 차이의 형제들이다.
마리아는 이 두 아들을 낳고 키우는 것으로 자신이 한스의 모든 재산의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여자였다.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를 지지했던 집안에서 보수파의 부모 밑에서 자란 마리아는 아들을 낳아주고 키우는 것이 마치 여성이 할수 있는 최고의 임무라고 생각하며 사는 여성이었다.
두 아들에게 입맞추며 마리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 어쩜 내 아들들은 저렇게 멋질수 있을까? 너희같은 멋진 금발머리와 파란 눈은 독일의 금발과는 완전히 다른, 어디서도 볼수 없는 천사같은 모습이야. 한스 당신의 멋진 아들들이 왔어요”
마리아는 검은 머리와 짙은 갈색눈을 가진 다니엘이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자신의 아들들의 금발과 푸른 눈을 자랑했다.
마리아가 말하자 한스가 반갑게 맞았다.
" 우리 몇일 못봤지? 일 잘 하고 있지?"
“ 카르멘, 프란치스코와 마르코 에게도 음료를 가젹다 주어요”
“ 카르멘, 우린 카페 꼰 레체 (밀크커피 스페인 어) 주세요. “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 카르멘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오랬동안 스페인의식민지로 있었던 멕시코는 스페인어를 쓰고 있으며 오랫동안 한스의집안에서 일 해 왔던 카르멘을 이 두 아들들은 마치 자신들의 하인처럼 생각했다.
카르멘이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부엌에 들어가 커피 두잔을 내어다 두 사람에게 주었다.
“ 카르멘 나는 이런 싸구려 잔 말고 할아버지가 드시던 도자기에 주세요.”
카르멘이 기가 막히다는 듯이 마르코를 보며 말했다.
“아… 네... 잔을 쓰는 사람이 없어서 찬장에 넣어 두었었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카르멘 내가 오면 항상 그 잔을 꺼내서 거기다 주세요”
마치 할아버지 요한의 물건이 자신의 물건이 되야한다는 것을 확인 시키듯이 마르코는 할아버지 요한이 쓰던 도자기에 커피를 다시 타 오라고 명령했다.
한스가 조금 언쨚은 듯이 쳐다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형 프란 치스코가 말했다.
“ 오늘은 그냥 마셔, 뭘 번거롭게 찻잔을 바꿔.”
마르코가 꼬은 다리를 바꾸어 꼬으며 말했다.
“ 귀챦으면 그냥 두세요”
카르멘이 기가 막히다는 듯이 마르코를 쳐다 보았다.
마르코가 다니엘을 보며 말했다.
“오늘 독일 경제 신문에 나온 기사 보니깐 아버지 회사 클릿징 GH 가 올해 올린 수익이 689억 유로 라고 나왔더군”
한스가 말을 막으며 말했다.
“ 그게 왜 내 회사야 다니엘 회사지”
마르코가 말했다.
“ 아버지가 만든 회사인데 왜 모든 수익을 다니엘이 가지고 가지요?”
한스가 조금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 너희는 집들 모두 물려받고 골동품 예술품, 땅 다 물려 받았쟎아. 부동산 회사도 물려받고”
마르코가 말했다.
“ 짐만되는 집이랑 땅 구닥다리 골동품이나 물려주고 최첨단 회사는 다니엘이 다 가져간다고요?”
한스가 말했다.
“ 부동산 회사 이익금이 한달에 만유로가 넘어. 둘이 나누어 도 한달에 500.000 유로야. 거기다 이 하이델 베르크에서 가장 큰 저택에 살고 있고 너희가 사는 집값이 얼마인지 알아?
“ 맨날 수리해야 하는 이런 옜날집은 돈만 많이 든다고요. 다니엘은 프랑크 프르트에 아파트가 3개나 있쟎아요”
다니엘이 끼어들어 말했다.
“ 사는 아파트 하나고 두개는 사무실이야”
한스가 다시 한심하다는 듯이 마르코를 보며 말했다.
“ 그 아파트를 내가 사줬어? 자기가 산거지”
“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회사 운영해서 번 돈으로 산거쟎아요. 그렇니깐 아버지가 사 준거나 마찬가지죠.”
한스가 할 말이 없다는 듯이 마르코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덧붙였다.
“ 그럼 니가 운영해 보겠다는 소리야? 화학 회사를?”
마르코가 말했다.
“ 운영을 한다는게 아니라 저희에게도 이익금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거죠”
다니엘이 말했다.
“회사가 더 커질더야. 아버지가 처음에 인수했을때의 이익금을 기준으로 30 프로를 너희에게 줄께”
마르코가 콧방귀를 뀌든 다니엘을 보며 말했다.
“ 회사는 커지는데 이익금은 옜날 수익에서 계산해서 30 프로를 주겠다고? 프란치스코와 나에게 60 프로를 주고 네가 40 프로 이윤으로 계산하고 회사가 점점 커져 이윤이 늘면 그 이윤의 20 프로를 다시 계산해서 줘”
다니엘이 웃으면서 말했다.
“ 그럼 회사 경영이 안돼”
마르코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 지금 나를 바보로 아는 거야?”
한스가 대답했다.
“ 이미 법적인 배분 다 끝낸 상태야. 회사는 인수 끝난 다음부터 성공해도 망해도 다 다니엘 책임이야. 지금은 이윤이 많지만 만약에 무슨일이라도 생겨 적자가 나기 시작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것도 너네가 할 수 있어? 안전한 부동산 사업 계속해”
마르코가 말했다.
“ 저희는 고작 만유로 이만 유로 만지면서 살고 다니엘은 수백만 유로 만지면서 살고… “
마리아가 아양을 떨며 한스 옆에 앉았다.
“ 다니엘이 그렇게 큰돈을 다 지가 가지겠어? 우리도 좀 줄거지? 그치?”
다니엘이 일어서며 말했다.
“ 아버지 저는 이만 가 볼께요. 회사 합병문제로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요. 제가 알고 싶은 것을 알았으니 저는 이만 프랑크 프르트로 가겠습니다.”
한스가 말했다.
“ 그래 그렇게 해라”
카르멘이 부엌에서 나와 다니엘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 항상 몸 잘 챙기고 쉬면서 일해”
독일에 평생을 살았어도 멕시코 사투리가 섞인 억양으로 말하는 카르멘이 거의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멕시코에서 독일로이민와서 어려서 부터 한스의 집에서 식모를 했던 카르멘은 그 누구보다도 다니엘의 외로운 마음을 이해했다.
한스도 다니엘의 두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 아빠는 너를 믿어. 세계정세를 잘 보면서 회사를 키워나가”
“ 네 아버지. 쉬세요.”
“ 그리고 다니엘, 인사동에서 새로 산 그림들 중에 두 개를 니가 골라서 나한테 보내. 내가 산 가격의 10프로 더 줄테니 나한테 팔아”
예술의 세계를 이해하는 아버지가 다니엘은 좋았다.
“ 네. 아버지 보내 드릴께요. 그런데 제가 꼭 사고 싶었지만 구입히자 못한 그림이 하나 있어요. 찢어짐 추상화 인데요. 다니엘이 전화기를 꺼내 전시장에서 찍어 두었던 폭팔적인 노란색을 한 이 그림의 사진과 찢어진 부분을 보여 주었다.
유심히 안경을 벗었다 꼈다 하면 화면을 보던 한스가 말했다.
“일부러 찢은것 같아 폰타나처럼”
그렇죠? 아버지… 이상하게 찢어졌죠? 정말 좋은 작품인데 찢어지고 피가 뭍었어요. 그 그림은 판매하지 못한다고 해서 못 샀어요. 제가 다시한번 꼭 딜 해서 작품을 사려고 해요. 어째서 그림이 찢어졌는지도 한번 알아보고 싶고요”
한스는 마치 게임을 시작하려는 소년같은 흥미진진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 피가 뭍었다고… 꼭 우리가 사자 그 그림.”
다니엘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 경매에서 우리 둘이 붙으면 안되쟎아요… 제가 살께요. 우리 아니고요.”
마르코와 프란치스코가 마치 외계인들의 대화하는 것처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 나는 꽃 그림이 제일 좋아. 예쁜 꽃…”
다니엘이 한스와 마음이 딱 맞는 것처럼 웃으며 인사하고 나갈때 그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프란치스코가 커피를 단숨에 마시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Hijo de puta ( 개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