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일지(63)
시엘이의 건강검진을 예약했습니다. 전날 저녁 금식을 위해 사료와 물그릇도 치웠습니다. 새벽에 조공하던 츄르도 주지 않자, 시엘이는 온갖 애교로 유혹했습니다. 유혹을 뿌리치고,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외부 자극에 놀라서 뛰어나가지 않도록 평소에는 안 채우던 하네스와 목줄을 채웠습니다. 아내가 캥거루 슬링백으로 시엘이를 감싸 안았습니다.
일 년만의 외출에 놀란 시엘이는 아내의 품에 안겨서도 불만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시엘아, 눈 예쁘게 떠야지. 우리 시엘이는 주치의가 있는 고양이잖아. 아무리 그렇게 노려 보아도 어쩔 수 없다고.”
어르고 달래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시엘이의 금식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오픈 시간으로 예약한 덕분에 바로 검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집사는 매번 실패한 다이어트를 시엘이가 해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5킬로를찍고, 뚱냥이로 한 걸음 내디뎠는데 4.3킬로였습니다.
검사 결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결과를 듣고, 아내와 함께 안도하며, 행복했습니다. 지난 검진에서 신장이 안 좋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료도 얼리레날로바꾸고, 그 좋아하는 간식들도 줄이고, 하루에 3개의 츄르만 주었습니다.
“시엘아, 잘했어. 물만 더 잘 챙겨 마시자.”
검진 결과를 기다리다가 모바일 진료수첩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엘이가 다니는 병원의 경우에는 <우리엔>이라는 어플에 연동을 해서 정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수첩에 메모해야지 하곤 매번 잊어버렸는데, 시엘이의 건강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관련글: 정기건강검진/ 집사일지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