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품고 돋아나는
연한 싹 파르르 떨며
한 줄기 햇살 안으니
새들도 기뻐하네.
지저귀며 춤을 추니
봄빛이 더욱 곱다.
나뭇가지 높이 올라
푸른 하늘 울려 퍼져
맑은 음률 속삭이니
새싹도 고개 드네.
깊은 잠을 털어내고
대지는 숨을 쉰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고운 날개 떨림 속에
새들의 맑은 노랫결
살며시 스며드네.
온 누리에 울려 퍼진
봄의 찬가 환하는구나.
<시조작 노트>
이 시조는 봄을 맞이하는 자연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했다. 겨우내 땅속에서 움츠렸던 새싹들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깨어나는 순간, 새들은 기쁨에 차서 노래한다. 그들의 지저귐은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 새싹을 맞이하는 환호이며 봄을 축복하는 찬가이다.
나는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도 생명이 움트고 있음을 떠올렸다. 차가운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연약한 싹들은 마치 우리의 희망과도 같다. 새들의 노래가 그 희망을 응원하며, 바람을 타고 퍼지는 그들의 맑은 음률이 온 세상에 봄의 도래를 알리는 듯하다.
이 시조가 독자들에게 따뜻한 봄기운을 전하며, 자연과 함께 숨 쉬는 기쁨을 느끼게 하기를 바란다. 새들의 노래에 귀 기울이며 우리도 새싹처럼 희망을 피워낼 수 있기를 바란다.
〈새들의 축가〉 기법 분석
1. 낯설게 하기
• “겨울 품고 돋아나는 연한 싹” 싹은 겨울을 지나야 돋아나지만, ‘겨울을 품는다’고 표현해 계절 변화의 자연스러움을 낯설게 만들었다.
• “대지는 숨을 쉰다.” 대지가 살아 숨 쉰다고 표현하여 자연에 생명력을 부여하며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인식하게 했다.
2. 형상화
• “한 줄기 햇살 안으니 새들도 기뻐하네.” 햇살을 안는 모습과 새들의 기쁨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 “바람결에 흩날리는 고운 날개 떨림 속에” 바람 속에서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섬세하게 형상화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3. 최초의 기억
• “새싹도 고개 드네.”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자연의 모습은 마치 인간이 처음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처럼 순수한 인상을 준다.
• “온 누리에 울려 퍼진 봄의 축가 환하는구나.”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은 어릴 적 따뜻한 봄을 맞이했던 기억과 연결된다.
4. 비유법
• “푸른 하늘 울려 퍼져 맑은 음률 속삭이니” 새들의 지저귐을 ‘음률’로 표현하며 자연의 소리를 음악적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 “대지는 숨을 쉰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대지를 숨 쉬는 존재로 의인화하여 자연의 생명력을 강조했다.
5. 역설법
• “겨울 품고 돋아나는 연한 싹” 겨울은 끝났지만 여전히 겨울을 품고 있는 싹이라는 표현을 통해 계절의 공존을 보여준다.
• “봄빛이 더욱 곱다.” 겨울이 지나야 비로소 봄이 아름답다는 역설적 의미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