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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

침묵 속에서 별빛을

by lee nam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태어났을 때, 그는 울지 않았다. 말이 늦고, 사람들 틈에서도 고요히 자신만의 세계를 살피는 아이. 가족들조차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파울린 아인슈타인의 눈은 달랐다. 그녀는 아들의 침묵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파울린은 음악을 사랑했다. 그 사랑은 그녀의 손끝에서 아들에게로 전해졌다. 비록 그는 말보다는 침묵을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파울린은 바이올린을 들고 그의 앞에 섰다. 활을 당길 때마다 피어오르던 선율은 고요한 아이의 마음속에 빛을 던졌다. 그의 손끝이 바이올린을 잡고 떨리기 시작하던 그 순간, 아마 그녀는 깨달았을 것이다. 이 아이는 음악으로 세상을 느끼고, 과학으로 우주를 읽어낼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는 아들을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가는 속도로 함께 걸었다. 아인슈타인이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무한한 우주를 말로 꺼내지 못하더라도, 파울린은 그의 침묵을 의심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널 판단하지 말렴,” 그녀는 말했을 것이다. “네 속의 별들이 빛을 찾을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렴.”


어린 아인슈타인은 어머니의 지지 속에서 별을 관찰하듯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바이올린 연습이 끝난 뒤, 그는 어머니가 읽어주는 책 속의 이야기로 몰입했다. 그녀는 학문을 사랑했고, 그 사랑은 그대로 아인슈타인의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그녀의 손끝은 책을 넘겼지만, 그 손길은 사실 그의 마음속 우주를 조심스레 열고 있었다.훗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으로 세계를 뒤흔들었을 때, 그는 말했다. “나는 어머니의 눈에서 가능성을 배웠습니다.” 그가 공식으로 세상의 복잡한 진리를 풀어냈다면, 그 시작은 어머니의 믿음이라는 단순한 진리였다.


파울린은 한 과학자의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침묵 속에서도 별빛을 보았고, 선율 속에서 아이의 상상력을 키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무엇보다 아들의 느린 걸음에 발맞춰 걸어가는 인내를 통해, 그가 자신만의 속도로 빛나도록 도운 존재였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피어난 별빛은 멀리서도 환하게 빛난다. 파울린의 사랑은 아인슈타인의 과학 속에, 그의 글 속에, 그리고 그가 발견한 우주의 모든 법칙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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