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의 완성은 말 [ 디카시 050]
하이데거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세월의 먼지를 털고 우리 곁에 머뭅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
그 짧은 한 문장이
우리 혀끝에 머무는 말들의 무게를 다시 달아보게 합니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집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문이 되기도 하고
차가운 벽이 되기도 합니다.
거친 말은 바람처럼 스쳐도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남기고
따뜻한 말은 작은 등불이 되어
어두운 하루를 밝혀 줍니다.
우리는
말을 고를 때마다
말이라는 벽돌과 나무를 골라
하나의 집을 짓는 사람입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의 말은
창문을 내어 바람이 통하게 하고
신중한 말은 기둥이 되어
흔들림을 막아주며
감사의 말은 햇살처럼 내려와
그 집을 오래 머물고 싶게 합니다.
부디 서두르지 말고
한 번 더 생각한 뒤에 말하십시오.
당신의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살게 하고
또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무너뜨릴 수도 있으니
오늘도 우리는
말이라는 집을 짓고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입술에서 시작되는 말 한마디.
그것이 누군가의 일생을 담아낼
가장 소중하고 따뜻한 집이 되기를
가만히 염원해 봅니다.
하이데거의 철학에서 '존재(Sein)'와 '사람(Dasein/인간)'은 엄격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존재가 곧 사람이다"라고 이해하기보다는, "사람은 그 집(언어)에 거주하며 존재를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보는 것이 하이데거의 철학이다.
1. 존재 vs 존재자
존재자(Beings): 사과, 돌멩이, 구름, 그리고 '사람'처럼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거나 존재하는 개별적인 대상들을 말한다.
존재(Being): 이러한 존재자들이 "있게 하는" 근본적인 원리나 바탕, 혹은 그 의미 자체를 뜻한다.
2. 사람은 '존재의 목자(Shepherd)’
하이데거는 (《인본주의에 관한 서한》)에서 아주 유명한 비유를 덧붙인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이 집 안에 인간이 산다. 사유하는 자들과 시 짓는 자들은 이 집의 관리인들이다.
여기서 인간의 역할이 명확해진다."
언어: 존재가 머무는 집.
인간: 그 집에 살면서 존재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돌보고 지키는 '목자' 혹은 '파수꾼'.
즉, 사람은 존재 자체가 아니라,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존재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특별한 존재(현존재)인 것이다.
3. 왜 '언어'가 집인가?
예를 들어 그저 푸른 덩어리일 뿐이던 것(존재자)이 “하늘”이라는 이름을 얻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세계(존재) 안으로 들어온다. 언어가 없으면 존재는 있어도, 우리에게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언어는 숨어 있던 존재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어 머물게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집'이라고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