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구식이다
두 대의 버튼을 동시에 누를 수 있고
똑똑하게 가장 빠른 한 대만 서는 게 아니라
바보같이 누르면 누르는 대로 전부 선다
진짜 문제는 엘리베이터에 타면 벌어진다
많은 이들이 둘 다 눌러놓는 바람에
멈춰 선 뒤 문이 열려도 눈앞에 아무도 없다
뭐 한 번 정도까진 그래도 괜찮다
11층이니 많아야 두세 번. 참을 만하다
그런데 꼭대기 층에 사는 사람은…?
이 기계가 언제 새로 설치됐는지 모르나
다 합치면 과연 몇 시간을 빼앗았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까?
알아서 하는 최신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없다면
우리의 손과 마음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조금은 기다려도 된다는 잠시의 여유가,
다른 사람을 사알짝 생각하는 마음의 배려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 약간의 양보(?)가 결국에는 모두에게
더 빠르고 편안한 결과를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