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를 읽고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문학동네. 2001
파울로 코엘료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1개 언어로 번역되어 2억 2천 5백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다, 1986년 돌연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이때의 경험은 코엘료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그는 이 순례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 『브리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오 자히르』, 『알레프』, 『아크라 문서』, 『불륜』, 『스파이』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2009년 『연금술사』로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다. 2002년 브라질 문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07년 UN 평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 중이다. 2021년 신작 『아처』를 발표했다.
옮긴이 최정수
연세대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을 비롯해, 『단순한 열정』 『오를라』 『기드 모파상: 비곗덩어리 외 62편』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아버지 죽이기』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브뤼셀의 두 남자』 『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네 남자의 몽블랑』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내용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는 이집트 피라미드 밑에 숨겨있는 보물을 찾는 꿈을 자주 꾸게 되자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피라미드를 찾아가는 도중 살렘의 왕인 멜기세덱을 만난다. 살렘의 왕은 산티아고에게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산티아고는 가는 도중 도둑을 만나 가진 것을 다 털려 빈털터리가 되어 그릇을 파는 곳에서 머물며 장사를 도와 돈을 모으기도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동안 모래바람과 갑작스러운 싸움에 휘말리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운명적인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산티아고는 주어진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고픈 유혹에 끌릴 때도 있고 꿈을 좇는 자신에게 의문을 품기도 하지만 보물을 좇아가라는 연금술사의 충고를 따라간다. 마침내 산티아고는 넘치는 금은보화뿐 만이 아니라 우주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스스로를 찾는다.
"세상 만물은 모두 한 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 되도록 도와준다네."
살렘 왕 멜기세댁이 산티아고에게 했던 말이 이루어진다.
에필로그
'그래, 내가 만난 것들을 일일이 떠올리자면 끝이 없겠지. 하지만 내가 지나온 길에는 곳곳에 표지들이 숨겨져 있었어. 덕분에 난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야.'
작가의 말 p271
나는 이 절망의 바닥에서 비로소 신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우리가 마음 깊이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마침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었다.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그 많은 시련과 시험에도 불구하고 신의 손길은 언제나 한없이 자애롭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다.
옮긴이의 말 (p278)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번역을 하는 동안 옮겨 적어놓고 삶의 고비마다 되새기고 싶은 구절들이 셀 수 없이 많았지만, 특히 늙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해준 이 말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후기
나는 산티아고의 꿈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지나온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다. 나도 꿈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냈다. 끝이 보이지 않거나 난감한 시간으로 포기하거나 주저앉거나 책 속의 주인공처럼 손에 쥐어지는 돈을 만족해하며 안주했었다.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 후에 늙은 상인처럼 말하는 나를 발견한다.
"…… 난 인생에서 더 이상 바라는 게 없었다네. 하지만 이전의 내 상태보다 더 좋게 느껴지지가 않아. 내가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정작 그것들을 원하지 않으니 말일세."
나는 숨겨진 보물을 찾듯, 잊고 있었던 꿈을 찾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나를 본다. 늙은 상인처럼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일깨웠다. '이제 늦었다'라거나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라거나 하는 이유를 달아 지난버린 시간을 후회하는 삶으로 마무리하지 않도록 나를 잠에서 깨웠다.
나는 내게 남은 시간 동안 내가 꾸는 꿈을 이룰 능력을 가진 자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책을 발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