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습작 6장

붉은 여명

by 송도원

사막의 환상을 이겨낸 소년이었지만, 육체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잿빛 사막은 끝없이 이어졌고, 태양은 인정사정없이 소년의 머리 위를 내리쬐었다. 남은 물은 거의 없었고, 빵도 몇 조각뿐이었다. 오로지 회색빛만이 짙게 깔린 사막에서 소년은 더 이상 나아갈 힘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온몸의 감각이 잿빛으로 물드는 듯한 무력감이 소년을 짓누르는 듯했다. 소년은 모래사막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모든 것을 포기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소년을 덮치는 절망은 점차, 이 단조로운 회색빛 감옥과 그 안에 갇힌 자신의 나약함을 향한 격렬한 분노로 변질되고 있었다.


소년은 품속에서 꼬깃꼬깃해진 소녀의 지도를 꺼내 들었다. 지금의 고통, 끝없는 잿빛 세상, 그리고 나약한 자신에 대한 분노를 지도 위 희미한 잿빛 '태양 문양'에 쏟아내듯 노려보았다. 소년의 눈빛은 마치, 이 모든 것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담고 있었다. 지도를 던져버리려는 소년의 손이 분노로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지도를 놓치려는 순간, 소년의 손이 멈칫했다.


소년은 지도를 건네주던 소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자신의 꿈 일부를 떼어내며 슬프지만 결연했던 소녀의 표정. 그리고 다락방에서, 소녀의 불안한 질문에 자신이 직접 했던 대답이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네가 평생을 들여다본 꿈이잖아. 틀릴 리 없어.' 소년은 깨달았다. 이 분노는 결국, 이 소중한 약속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었음을. 잿빛 세상에 갇힌 소녀를 위해, 소녀가 꿈꾸는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소년의 마음속에 다시 뜨거움의 불씨가 타올랐다. 파괴적인 분노는 이내 앞으로 나아갈 '용기'라는 이름의 또 다른 '뜨거움'으로 전환되었다.


내면의 불꽃을 다시 피워낸 소년은 마지막 남은 모든 힘을 쥐어짜 동쪽, '햇살이 가장 먼저 눈뜨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밤이 깊어가는 사막을 가로질러, 동쪽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단 하나의 봉우리를 향해 비틀거리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온몸의 근육은 끊어질 듯 아우성쳤지만, 소년은 오직 '햇살이 눈뜨는 곳'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았다.


밤새도록 이어진 사투 끝에, 소년은 마침내 동쪽 사막의 가장 높은 모래 봉우리 꼭대기에 도착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지평선 너머, 짙은 회색의 하늘을 찢고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세상은 경이로운 침묵에 잠겼다. 잿빛 여명은 붉은 태양이 뿜어내는 강렬한 빛에 산산이 부서지며, 찬란한 주황색과 타오르는 심홍빛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붉은빛은 하늘을 가득 채우더니, 이내 거대한 물감처럼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회색빛 모래 언덕 위로 강렬한 붉은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모든 것이 선명한 주홍빛과 진홍빛으로 채워졌고, 바위들은 짙은 붉은색으로 타오르는 듯했다. 이 생생한 붉은색은 마치 살아있는 파도처럼 빠르게 서쪽으로, 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소년은 붉은색의 모든 시련을 통과하며, 자신의 내면에 꺼지지 않을 용기의 불꽃을 얻었다. 그리고 세상은, 마침내 잿빛 잠에서 깨어나 첫 '뜨거움'을 되찾았다.

작가의 이전글소설 습작 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