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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인생의 재미는 세상 밖에 있다


인터넷은 추상적 인간과 구체적 시민, 인류와 다양한 인간상 사이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세상을 구원하고, 인류의 문화유산을 만인에게 전하며, 관용과 연대를 도모할 것이라는 믿음은 새로운 폐쇄성이 확인됨으로써 무참히 부서졌다.


네트워크 사용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멸, 소속 집단, 특정한 공통점에 근거해 끼리끼리 모인다.  언뜻 보기에 나라는 일개 인간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된 것 같지만 실상은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 딱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이 시스템 안에는 나를 닮은 타자들밖에 없다.  무게 중심은 여전히 내 안에 있고 세상은 그 주위를 돈다.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엄지 세대"(미셀 세르)는 무엇보다 "집콕 세대"이기도 하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언택트시대를 경험했다.  하지만 강제적으로 경험한 IT 비대면 시대는 사회적 마찰로써 이어졌다.  사람 간의 불신, 혐오, 고립된 상황들로 사람들의 창의성은 무너졌고 오로지 순응적인 태도만을 요구받음으로써 도덕적 파탄은 더 가혹해졌다.  


이제 코로나 팬더믹은 끝났지만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개인과 조직은 더욱 보수적인 시각으로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소심해진 사람들의 사고를 흔들고 당신에게 주워진 바깥세상의 문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용기를 주고 있다.  


세상은 소비자가 원하는 흐름대로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  인간은 편리함에 적응이 빠른 동물이다.  4차 산업 혁명의 기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침대 위에만 있어도 먹거리, 볼거리가 해결된다.  실내화를 벗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편리함은 세상을 손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움직이지 않고 세상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의식의 연대를 할 수 있고, 위험하지 않다는 안전성까지 보장되었는데 무엇이 아쉬워 집 밖을 나서겠는가.  


사회의 중심축이 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 사용에 굉장히 능숙한 집콕 세대기도 하다. 그들은 세상도 인간관계도 피상적으로 바라본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내면이 풍부해지기는커녕 좀비 같은 삶, 실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 세대들에게서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우려를 많이 듣는다.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그들은 긴 글을 읽기 버거워한다.  심지어 미디어 시청 방식도 배속 기능과 스킵(넘기기)하여 원하는 장면만 빠르게 골라보는 형편이다.  빠르게 답을 얻지 못하면 조급한 것이다.  인터넷 세상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네트워크망 안에서만 위로받고 살다가 나이들 것인가.  인지능력의 한계는 자신의 구심력 안세상에 갇히어 스스로의 감옥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되는 것과 같다.


자신의 인생의 한 축을 그렇게 허비하다 보면 문득문득 삶 전반에서 분명히 후회할 것이 뻔하다.  인간은 스킨십을 태생적으로 원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만족감, 행복은 일상을 견디는 힘이 되기도 하고 권태를 극복하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안에서 여행지는 빠르게 다녀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친구들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직접 기획하는 여행의 만족감과 비교가 되지 못한다.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이란 이 책은 무기력과 고립의 질병에 걸린 현대인에게 현실을 비춰준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실내가 수도원인지 또는 감옥인지 보여준다.  젊은 칩거인의 삶이 얼마나 정신적, 신체적으로 나약한 상태인지 알려준다.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현대인들은 산업혁명과 기술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소비자가 굳이 될 필요가 있을까.  세상 밖은 활기차고 가능성이 넘쳐나는 곳이다.  인생의 재미를 세상 밖에서 찾아보자.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 파스칼 브뤼크네르 저>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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