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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당신의 월급은 어떻게 관리되나요


사람은 월급이 들어올 때마다 자신이 '한 달 동안 고생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월급은 당신의 고생뿐 아니라, 당신의 '삶' 그 자체와 교환한 것이다. 월급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한다는 건, 내 한 달의 삶을 허투루 쓴다는 뜻이다.





어느 드라마에서 부자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한 장면이 있다. 그 남자는 '돈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야' 라며 말하며 쿨하게 아내를 안심시켰다. 그에게 돈은 사소한 문제였다.



생각해 보면 부자들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웠기에 일과 성공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가능했고 그렇기에 늘 여유로워 보인다. 또 하나 발견한 점은 여가를 즐길 때마저도 자신들의 고급정보를 편안히 나눈다는 점이다. 우리의 여가가 소비일 때마저 그들은 소득의 원천으로 삼는다.



'부(富)'에 관련된 성공비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정말 많다. 자본주의체제가 고착화될수록 부자(富者)를 향해 모두들 힘껏 달리지만 불행하게도 모두가 부자가 되진 않는다.



예전에 '세이노의 가르침'이란 책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독설로 무장한 세이노의 가르침을 요약하면 딱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금수저가 아니라면 '세상이 원하는 기준'으로 일해야 하고, 노력이라는 잣대 역시 '열심히'가 아니라 ''하는 결과치로만 평가받는다는 점이었다.



세이노가 말하는 잘해야 한다는 조건은 '전문가'수준을 말한다. 한 두해 해보고 털고 일어서는 노력 따위는 명함도 내밀면 안 된다. 세상의 트렌드에 눈을 뜨고 방향을 잡아야 하며, 경쟁이 없는 분야를 선점해야 편하게 이긴다고 노하우도 알려줬다. 꽤 장황하게 혼나며 읽었던 책이지만 두뇌가 맑게 청소되는 기분이었다.



이 책의 저자 '주언규'씨도 유사한 말을 한다. 시대적 트렌드를 알아야 하고 '잘'해야 하는 노력은 기본이다. 다른 점이라면 세이노처럼 독설은 아니었다. 직설적이었지만 쉬운 언어였고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친절한 응원이 있었다.



그는 타고난 '흙수저'로 당당히 '금수저'가 되었다고 자랑했다.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실패에서 일어섰던 상세한 과정과 성공과정을 디테일하게 설명했고 마인드 셋을 했던 경험과 이후 성공을 유지하는 방법까지 전체 트랙을 보여준 점이 드라마틱하게 읽힌다.



서른이 되었다면 더 이상 부모탓을 하지 말고 당당히 현실이라는 세상밖에서 부딪혀야 한다는 든든한 형 같은 조언이랄까. 그렇다. 이 책은 주 타깃층이 젊은이들이다. 내가 생각해도 저자의 말은 구구절절 옳다. 봄에 씨앗을 뿌려야 가을에 추수하듯이 젊어서 재테크로 다져놔야 한다.



월급은 소중하다. 하지만 영원하지 않다. 그러니 써버릴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산이 내 삶을 대신 책임지는 순간까지.




가난해도 괜찮다는 위안의 말이 젊을 때는 낭만으로 들릴지 몰라도 나이 든 후에는 재기불가능한 인생의 판결로 느껴진다. 저자가 말하는 '월급'에 대한 글은 젊은 시절을 낭비하지 말라는 경각심을 주는데 효과적이다.



금수저들과 같은 소비로서 그들과 동급이 된 기분은 잠시다. 그들의 수입원은 월급이 아니라 자산의 손상이 없는 배당이나 월세가 근원이기 때문이다. 전혀 같은 소비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껴 쓰는 것에도 한계가 분명히 있다. 마른걸레를 짜듯 사는 현실은 자괴감만 늘 뿐이다.



저자는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자가 되는 기초단계인 삶의 구조전환에는 4가지 원칙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이다. 월급을 받으면 분리작업을 해야 한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고정생활비 정하기(변동비 포함하여 1년 단위로 계산할 것) --> 독립이 최선은 아니겠지?

2. 돈을 버는데 쓰는 비용(투자하는 돈)

3. 남은 돈은 반드시 자산을 지키는 데 넣는다.

4. 돈이 사라지는 곳(게임기, 명품가방?) --> 여기까지는 가지 않기 바람



여기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2번일 것이다. 대부분 투자에 대해 배우기 어렵다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이른 시기에 공부해야 한다. 쉬우면 누구나 부자가 되었을 거란 의미다.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해야 한다. 돈 공부는 인생의 속도를 바꾸는 일이다. 투자를 제대로 익히는 것이야 말로 인생에서 수십 년 시간을 절약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한다. 관련 도서를 찾아보고 전문가를 직접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재테크는 다양한 종목이 있을 것이다.



3번 역시 중위험 중수익 같은 애매한 금융상품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모르면 그냥 예금을 넣는 것을 권한다. 2번의 실패 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금수저가 된 저자의 이야기 중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실패 후 희망을 갖고 자신감을 찾기까지 자신의 뇌를 속였던 부분이다. 뇌과학 책에서 우리의 뇌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코치의 주문에 따라 벤치프레스 80kg를 2분간 들 수 있다고 생각한 후에 도전했더니 움직였다고 놀란 경험을 소개한다. 이후 그는 자신이 도전하는 재테크분야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부분에 집중했더니 매번 성공했다고 말한다.



인정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의 말을 믿는다. 인생의 수레바퀴에는 운의 흐름이 분명 있다. 성공은 재능과 운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운의 흐름은 노력이 바탕이 된 사람에게 기회가 가며 또 그 기회는 내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자신감으로 뇌를 무장한 사람에게 쥐어준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면서 승승장구하는 시기를 만날 때가 있는데 운의 흐름을 탔을 때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나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감정에 젖어 살고 있다는 증거다.



책을 읽으면 한 두 가지라도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이 책에서는 구조전환 4가지 원칙을 자신에게 대비해 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갖기를 바란다.




<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 주언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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