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 면역을 올려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두 가지는 미생물과 세포 손상이다. 만약 도둑이나 강도가 민간인들을 해친다면 즉시 경찰이 출동해서 범인을 파악하고 진압하는 등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하듯이, 면역세포가 몸에 침입한 외부의 침입자를 빨리 파악해서 미생물이나 손상된 세포를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옆에 있는 정상 세포도 손상되므로 신체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120세 시대'라는 말이 당연한 조건처럼 표기되어 보험상품이 제시되는 세상이다. 이 말인즉은 무병장수로 삶의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할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질병과 외부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사고들은 늘 우리들의 삶의 변수다. 개인이 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비책이 보험상품 가입이라면 의학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방법을 찾는 일이 최선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염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오래전에 읽었던 '아프다면 만성염증 때문입니다 / 이케타니 도시로'에서 아쉬웠던 근본 원인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는 만성염증의 원인을 한마디로 '선천 면역세포'의 기능저하로 보고 있었다.
약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공부한 약사이자 이 책의 저자는 처방전에 제시된 대로 의약품을 검토하고 조제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염증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어 책을 낸 듯 보인다. 아픈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는 종합병원의 의사보다 아이가 앓고 있는 질병의 논문을 더 찾아보듯이 다양한 통증을 다양하게 토로하는 환자들을 현장에서 접하는 약사로써 근본적인 의학적 의문이 염증으로 축약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만성염증으로 초래되는 각종 질병(심장병, 암, 알츠하이머, 당뇨병,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병원의 처방에 대해 당연히 신뢰하며 시작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그에 더해 근본적인 원인을 독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의미로 나는 읽혔다.
면역력을 올려야 염증이 줄어든다.
염증(炎症)은 외부에서 침범한 세균이나 이물질들과 내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의 싸움에서 발생한 반응을 뜻한다. 즉 염증이란 우리 몸을 지키고 치유하는 과정의 반응이자 자연스러운 면역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을 저자는 크게 5가지로 분류했다.
1. 대식세포의 탐식능력 부족(면역세포 능력이 달릴 때)
2. 세균(장에 유익균보다 부패균이 많을 때)
3. 이물질(먼지등 독소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할 때)
4. 저산소증(몸에 산소가 도달하지 못할 때 조직이 손상되어)
5. 스트레스(같은 조건이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염증이 생겨 질병으로 이어짐)
책에서 자주 거론하는 용어는 '선천면역'이라는 말과 대식세포가 다른 면역세포에게 긴장의 경고를 보내는 염증 매개물(전쟁으로 비유하자면 염증을 알리는 총알), 즉 '사이토카인(cytokein)'이다.
우리 몸에는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이 있는데, 둘의 역할은 뚜렷하며 특히 선천면역이 강하면 염증이 빨리 진압되지만, 후천면역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될수록 문제가 생긴다고 이해하면 좋다.
선천면역 중 '대식(大食) 세포'는 우리 몸에 침투한 염증을 빨리 종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체내 미생물이 침투하게 되면 제일 먼저 '호중구(면역세포)'가 출동해서 대응하게 하고, 이후 적군과 아군의 시체가 쌓인 난장판을 대식세포가 말끔히 잔해를 먹어치움으로써 염증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다. 급성염증 종결의 KEY는 대식세포가 쥐고 있다. 그런데 대식세포가 염증을 종결하지 못하고 '후천면역세포'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또 상태가 안 좋아 후천 면역세포가 많이 개입되면 될수록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후천 면역세포인 T세포 중 Th1 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역할을 하고, Th2는 환경 독소 등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Th2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알레르기, 아토피가 생기기 쉽다. 라면 같은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면 Th2가 수프에 들어있는 첨가물에 대해서 면역반응을 나타낸다. 그래서 합성 첨가물을 물리치기 위해서 사이토카인을 내뿜게 된다.
후천면역이 많이 개입될수록 심각한 이유는 정상물질도 적군으로 판단하여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 아토피성 피부염등은 내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자가면역 질환)이라 하겠다.
염증은 우리 신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염증이 있으면 통증으로 인해 움직임을 더디게 하는 메커니즘이란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염증을 방치하다 만성염증으로 게으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
가장 무서운 것은 혈관질환의 주범이 만성염증이란 점이다. 혈액은 인체 곳곳에 세포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며 정상적인 활동을 돕고 있는데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면 혈액순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할 것이다.
혈관 내비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는 원인으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삼고(三高) 질환, 고령, 활동 저하나, 호모시스테인 수준이 높아지는 것, 비만 외에 최대 원인이 염증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 검사상 염증 수치인 CRP나 적혈구 침강속도인 ESR 이 높아지면 염증이 생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상식처럼 알고 있지만 오해하고 있는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를 저자도 이야기해서 반가웠다. '알츠하이머 해독제 / 에이미버거' 책에서도 나오지만 LDL 콜레스테롤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 A와 B 타입이라는 콜레스테롤인데 그중 크기가 작은 B타입 콜레스테롤 타입은 손상된 동맥 내벽인 혈관내벽을 뚫고 들어가 여러 요인에 의해 산화되어 거품 세포를 만들기 때문에 위험하다. 산화된 LDL을 대식세포가 이물질로 탐식하고 면역반응을 일으켜 잡아먹으려 할 텐데, 대식세포 능력이 약하다면 거품세포 형태 그대로 쌓여 죽상동맥경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죄가 없다.
참고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은 새우나 삼겹살이 아니라 액상과당이 많이 함유된 케이크, 빵, 과자, 사이다, 콜라 등이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경화유나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오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우리의 간은 영리해서 콜레스테롤 합성량을 줄인다. 하지만 과당을 먹으면 바로 지방간을 만든다는 점을 알자. 참고로 '알츠하이머 해독제'란 책은 지방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많은 도움이 되니 추천한다.
몸에 해로운 음식과 건강한 생활습관이 어떠해야 할지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우리는 지름길로만 인생을 살 수 없다. 신체의 염증은 관리하지 않은 생활습관의 진단결과물이다. 언제나 구원투수 처방약이 제시되는 행운을 얻기 힘들고, 얻었다 하더라도 영원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만성염증의 원인을 선천면역의 기능저하로 보았고, 선천면역을 보충할 힘은 혈액보급으로 본 것이다. 영양 풍부한 혈액 영양소는 그 어떤 보약보다 혈액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면역세포의 힘을 기르게 해 줄 것으로 해석했다. 철분과 미네랄 보충은 적혈구와 혈장량을 증가시켜 정상적인 세포활동을 하도록 도울 것이다. 혈액은 세포와 산소와 영양분을 인체 각 부위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철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근육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기 어렵다. 철분 부족시 젖산이 축적되어서 근육통도 잘 생긴다. 혈액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뇌세포가 영향을 받아서 어지럽고, 머리가 무겁고, 기운이 없는 증상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고, 위장관 세포, 근육 세포, 호르몬 본비 세포 등 모든 세포가 영향을 받는다.
약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친절하게 저자는 여러 혈액제제를 소개해 주었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여러 단락을 나누어 소개하여 틈틈이 메모했는데 혹시 놓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1. 산소와 신경전달 물질이 필요한 혈액을 빨리 공급해 주는 영양제
--> '헴철'과 엽산 (단백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된 것으로)
2.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제거에 도움 주는 영양제
--> 아라비녹실란(비염, 아토피, 알레르기에 좋음)
3. 장내염증, 당뇨, 고지혈, 고혈압(만성질환) 영양제
--> 식물성 포스트바이오틱스, 전칠삼, 나토키나제, 오메가-3
4. 어혈이나 모세혈관 순환장애(잘 움직이지 않는 직업군이나 노인), 영양제
--> 전칠삼 고순도 추출물 제제
5. 위장이 약한 사람들의 철분제제
--> 리포좀 철분 보충제
'헴철'은 만병통치약이라고 느낄 정도로 염증에 최적화된 제제로 자주 언급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이 자주 느끼는 우울감, 뇌 피로감, 기분 저하, 우울증, 불면증 등 신경질환에 부작용 없이 천천히 개선해 준다고 하니 단순 기분으로 치부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삶의 현장에서 많은 만성염증 환자들을 접하는 약사이자 작가의 진심을 느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면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