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발밑을 내려다본다.
발 밑으로 물 파문이 일고 그 아래 또 하나의 소년이 있다.
얼음도 아닌 물파문이 이는 물 위에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지?
우리의 눈엔 소년이 비치는 게 보이지만 소년은 물파문 땜에 자신의 모습이 잘 안보이지 않을까?
우리도 소년처럼 우리안에 자신의 모습을 물파문땜에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슬픔과 분노, 욕망과 두려움, 수치심과 자만심, 불안과 조바심,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싶은 마음,
내 의견에 정당함을 주장하고 싶은마음,
내 의도에 순수함을 말하고 싶은 마음,
내가 존재하고 싶은 마음.
내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
나를 지키려는 마음.
이 모든 내가 가진 감정과 생각과 욕망의 물파문으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