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도 괜찮아.
내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바로 "안녕하세요"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들, 안면만 튼 사람들한테도 건네는 흔하면서도 무미건조한 인사말이다. 나는 사실 "안녕"은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어느날 문득 사전을 찾아보니 뜻이 있었다. 안녕은 "편안 안(安) 편안할 녕(寧)"으로 아무 탈 없이 편안한지 상대에게 묻는 참 따뜻한 말이다. 단 두 글자뿐인데 뜻을 알고 들으니 우리 선조들의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느껴진다. 앞으로는 안녕하냐고 인사할 때 진심을 담아 물어야겠다.
상대에게 안녕하시냐고 묻는 나는 과연 안녕할까? 우리는 누군가와 오랜만에 연락할 때도 안녕을 묻는다.
안녕~ 잘 지내지?
응~ 나야 잘 지내지~ 저도 잘 지내지?
이렇게 답하는 것이 정석인데 간혹 "아니, 나 잘 못 지내."라는 말을 들으면 어딘가 불편해진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상대의 진심 어린 대답에 솜사탕처럼 가볍던 내 마음이 순식간에 물에 잠긴 빨래처럼 무거워진다. 어쩌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줘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나도 상대와 같이 안녕하지 못해서 이 말을 듣기 부담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왜 진심을 들으면 불편해지는 것일까? 사람들은 생글생글 웃으며 좋은 게 좋은 거지를 외치는 평화주의자를 좋아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나를 포장하며 살아간다. 이런 사회에서 진심을 말한다는 것은 미운 오리 새끼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튀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안 괜찮아도 괜찮은 척, 싫어도 좋은 척하며 다수 중 하나로 묻히기를 택한다. 이렇게 진심을 숨기며 사는 많은 이들의 삶이 안녕할지 궁금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평균만 하라고 배웠다. 너무 잘해도 시기받고 못해도 무시받으니 어디 가면 무난하게 지내도록 평균만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음의 안녕을 위해 평균병을 이겨내려고 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똑같이 행동할 수 없지 않은가!
똑같이 행동하며 같은 색의 세상을 만들기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서 무지개색의 세상을 만들어보자.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의 모든 면은 다 소중하다. 나의 장점과 단점이 골고루 있기에 나라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 이러한 개개인이 모였을 때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우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간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내 마음의 안녕을 포기하지 말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모두의 안녕을 추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