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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Sep 05. 2022

포스코의 투자가 호주에서 주목받는 이유

포스코가 호주 최고 갑부 지나 라인하트와 쌓은 의리, 그리고 가스개발



기사요약

1. 포스코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강조하는 미래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2. 포스코가 2010년 투자한 로이힐 광산의 대주주가 호주 최고 갑부인 지나 라인하트였으며, 10년 뒤 큰 성공을 토대로 새롭고 더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3. 포스코와 라인하트의 세넥스 에너지 공동투자는 "친환경에너지"는 아니지만, 에너지 전환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포스코의 변천사와 미래전략

1965년, 철강왕 박태준 명예회장이 일본정부에게서 받은 식민지 배상금을 통해 건립한 포항제철소를 시작으로 1990년대 세계 철강업계의 민영화 흐름과 더불어 1998년 대한민국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영화가 추진된 후, 2002년부터는 '주식회사 포스코'를 공식 회사명으로 채택하며 포스코는 완전한 민영회사가 되었다.


여전히 국민들에게는 포스코가 국민기업, 공기업으로 인식된다. 이를 이용한 정치권의 영향으로 인해 2018년 제 9대 최정우 회장 취임 이전까지CEO가 교체되는 흑역사가 되풀이 되었지만, 최정우 회장이 2021년 연임에 성공하며 확실한 민간기업의 위치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최회장은 친환경 및 신성장 사업에 집중할 것을 선포했다. 철강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아니라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사업 등으로 미래 사업 성장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22년 최 회장은 3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포스코를 '포스코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되며 그룹의 미래 신사업발굴 및 투자관리를 전담하는 역할을 한다. 철강사업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가 100% 소유하는 구조로 추진되었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The global business leader for sustainable future of humanity)' 라는 성장비전을 발표했다. 철강 탄소중립 완성,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주거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까지 전세계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트렌드에 맞춰 지향점을 겨냥했다. 포스코와 우리나라가 가진 강점과 세계적인 친환경, 윤리경영 추세에 한 발짝 다가선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포스코의 신성장 전략에 있어 철광석을 비롯한 광물자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법인을 통해 다양한 국가를 통해 주요 광물에 대한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수소 및 재생에너지 등의 에너지 신사업도 가파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호주는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미래 자원 수급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동안 호주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통해 부를 축적해왔고, 앞으로의 미래 성장전략으로 풍력과 태양광을 필두로한 재생에너지 사업과 그린 수소를 개발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발전 전략과 좋은 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로 인해 새로운 무역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해졌고, 우리나라 및 일본과의 교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회장이 호주 최고 갑부와 만난 이유는?


포스코는 1981년 처음 호주석탄광산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32건 가량의 원료개발을 위한 해외 투자를 진행했다. 이 중 2000년대 말 중국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2010년 1조 5,000억원을 투자한 호주 서부의 로이힐 철광석 광산이 있었다. 로이힐 광산은 호주 최대의 단일 광산으로 철광석 매장량이 23억t에 달해 포스코에서는 철광석 수급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가치가 높다는 판단을 했다.


이 광산의 대주주는 호주 최고 갑부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 핸콕 회장이다. 로이힐 프로젝트의 포스코의 지분은 12.5%이었으며, 라인하트 회장은 포스코의 투자를 유치하며 이 광산을 통해 생산된 철광석을 포스코에게 50%이상 싼 값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투자 초기에는 t당 130-14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2015년 56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실패한 M&A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원료수급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철회보다는 사업안정화와 운영효율화에 전념하며 철광석 가격의 회복을 기다렸다.


차차 철광석 가격도 회복세로 접어들고, 기술발전으로 한해 철광석 생산량도 늘자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고, 라인하트 측에서 광산개발을 위해 차입한 62억 달러를 목표한 2024년보다 4년 앞당긴 2020년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로이힐 광산에 투자한지 10년만인 2020년 처음으로 배당금을 받기 시작한 이래로 2021년까지 총 7,856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확보하며 반전을 일으켰다.


당시 골칫거리로 평가받던 로이힐 광산이 큰 수익을 내며 포스코와 지나 라인하트 모두가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맺어진 신뢰를 통해 포스코의 호주에서의 사업의 확장을 시도할 때 라인하트 회장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2021년, 포스코홀딩스의 계열사 포스코 인터네셔널은 호주 천연가스 업체 세넥스 에너지(Senex Energy)의 인수를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지나 라인하트가 자신의 사재 4억 5,000만 달러를 포스코와 협력해 세넥스 에너지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포스코 인터네셔널은 라인하트를 통해 49.9%의 지분의 도움을 받아 세넥스 에너지의 지분 50.1%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통틀어 호주를 통해 액화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가스는 재생에너지가 성장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때 석탄화력을 대체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호주에서의 천연가스 개발은 우리나라의 가스 수요충족을 위해서도, 미래의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도 사회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호주에서도 국내용 가스부족현상과 에너지 전환에 있어 천연가스가 역할이 있다. 호주는 올해 초부터 겨울을 지나며 전력과 난방에 있어 핵심인 가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영향으로 공급대란이 오자 해외 수출에 집중하며 국내에선 가스 대란을 일으켰고, 호주 에너지 요금은 폭등했다. 따라서 호주에선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가스 비중을 낮추고 국내에 활용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포스코의 인수결정 후, 세넥스 에너지는 퀸즐랜드의 수랏 분지에 육상 가스전 두곳에 대해 한화 9,211억원 가량을 투자를 결정했다. 호주 국영방송을 포함한 언론사들도 이 투자결정에 대해 주목하며 호주의 국익을 위해서도 한국 기업의 투자결정이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세넥스 측에서도 호주 에너지 안보 측면과 호주 내 가스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스전 개발이 시급하며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했다.


세넥스에서는 시급성을 이유로 이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면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2022년 8월, 호주 환경부는 퀸즐랜드에 위치한 세넥스 에너지의 가스전 두 곳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면제 신청에 대해 거부를 표명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환경영향평가 면제 승인이 환경 보호와 생물다양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제 막 호주 여당의 기후변화법안이 녹색당의 도움을 받아 하원을 통과한 상황인데, 녹색당에선 호주 내 화석연료를 이용한 신규 에너지 사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를 의식하여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부정론자인 지나 라인하트와 "친환경에너지"사업 협력은 가능할까?

각종 국내 언론사에선 포스코와 지나 라인하트의 세넥스 에너지 투자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사업 본격화" 로 보도했다. 근본적으로 세넥스 에너지가 결국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으로 부르긴 어렵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지키지 않은 가스사업을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화석연료를 기반으로한 가스 사업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포장하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무시하려는 시도는 오해의 소지를 부를 수 있다.


또한 지나 라인하트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부정론자이다. 그가 이 가스사업의 "친환경성"에 투자를 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지나 라인하트는 줄곧 기후변화 선동에 대한 불편함을 미디어에 노출했다. 라인하트는 기후변화가 인간에 의해 유발된 것이 아닌 지구의 자연스러운 온도변화의 일부임을 주장한다.


또한 급격한 탄소 감축은 납세자들에게 상당히 큰 부담을 안길 것이며, 불필요한 논쟁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의 투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단지 포스코에 대한 의리와 더불어 미래 전망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재밌는 점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투자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ESG측면에서도 "친환경"이라는 말에 매몰되어 그린워싱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가스사업이 수익을 위한 일 또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일이었다고 솔직하게 홍보하고,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충실히 지킨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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