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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주 Aug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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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28.2024

정신을 쏙 빼놓는 소식들에 눈앞이 흐려진다.

현실인 줄 알면서도 또 다른 현실에 치어 뒤로 뒤로 밀어둔다. 그리하여 사라지지 않음에 대한 감당은 결국 나의 몫이 되겠지만 흐려진 눈앞에 당장 발밑의 사정이 바쁘다.

시원한 아아 뒤에

달콤한 초콜릿 뒤에

폭신한 빵 뒤에

단짠단짠 치킨 뒤에

씁쓸한 소주 뒤에

서늘해진 바람 뒤에

눈아린 햇살 뒤에

도파민 영상 뒤에

안 하던 청소 뒤에

갑자기 정리 뒤에     


숨는다.     


선명하게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지치기도 하지, 그러니 가끔 숨어질 곳은 보상이라고 하자 너무 자주 숨어 죄책감 갖지 말고, 그리하여 오늘 나의 숨은 곳은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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