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정의 - SCIENCE

Happy LAB 서문

by 구본석

“과학이 뭐예요?”

“과학은 자연 세계를 탐구해 재현성 있는 법칙을 찾아내고 객관적인 이론을 세워 예측하며 이를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2005년, 대천1동 주민자치센터에 모인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까지 20명의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과학자와 함께하는 체험 과학'이라는 말에 큰 기대를 품고 온 아이들의 기대에 찬 표정은 그 대답에 사라졌고 나는 그 반응에 당황했습니다.

습관처럼 실험에 앞서 약 10분 동안 이론을 설명하고 그 짧은 시간에도 아이들의 자세는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아이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잠들어 있던 그 모습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다행히 실험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금세 생기를 되찾았고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체험 교실이 끝날 때는 자신이 직접 만든 산출물을 들고 행복한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매주 10개가 넘는 체험 과학교실을 운영했고, 콘텐츠 개발의 기초가 되었던 ’hands-on science’ 라는 주제로 교사 등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이 뭐예요?"라는 질문과 더불어 "과학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과학을 간단명료하게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과학의 정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으며 과학사를 연구하는 이들은 과학의 본질을 두 가지 관점에서 정의합니다.

합리성을 강조한느 관점 즉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과학은 “자연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합리적인 설명”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과학을 합리적 사고와 체계적 지식으로 간주하며 기술과 과학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관점 즉 공학의 관점에서 과학은 “인간이 주변 환경에 대한 지배를 얻어내려는 제반 행위의 체계”로 정의됩니다. 이는 도구 발명, 토지 측량, 건축 등 기능적·도구적 가치를 중시하며 과학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두 관점 모두 과학의 본질적 일부를 담고 있지만 기술, 공학, 이학을 모두 균형 있게 포함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체험과학에서 이러한 정의를 전달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화학과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는 학과인가요?"

이 역시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질문입니다. 그때 나는 과학사에서 말하는 과학의 정의를 설명했지만 질문의 의도와는 맞지 않는 답이었고 학생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강의를 끝내고 연구실에서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고민했습니다. 특히 대학교 1학년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과학의 정의와 그들이 선택한 학과의 분야에서 무엇을 연구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각각의 전공을 선책하고 그 길을 시작하는 대학교 1학년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정리를 고민했고 오랜 역사를 두고 성취된 과학 발전의 산물로서 고전과학의 관점에서 과학의 분류하고 정리하고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해결해 왔습니다. 해결한 많은 질문은 문자가 발명되면서 후대에 교육을 통하여 전달되며 경험을 축적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경험의 축적은 종교와 철학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수학은 축적된 경험을 과학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재현성을 확인하는데 사용되었고 이를 통하여 축적된 지식에 객관성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또한 축적된 경험을 이론으로 일반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일반화된 이론의 축적은 과학으로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을 분류하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분류하여야 합니다. 고전과학에서 과학자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질량과 공간을 기준으로 물질과 에너지로 분류했습니다. 즉 질량과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에너지, 질량과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물질로 분류했습니다.그리고 에너지를 연구하는 학문을 물리학, 물질을 연구하는 것을 화학으로 정의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살아있는 생물인 내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물질은 생물과 무생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생물학자들은 특이성, 대사활동, 항상성, 자기복제, 적응, 반응 등을 생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자기복제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분류 기준으로 보기에는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즉 자기복제를 기준으로 생물과 무생물로 분류하여도 무리가 없으며 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을 생물학으로 분류했습니다.

과학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주로 표현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인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구입니다. 연구하는 영역을 지구라는 공간으로 한정하여 연구하는 학문을 지구과학으로 정의 했으며,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을 천문학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지구과학, 천문학을 한데 묶어 자연과학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자연과학을 이용하여 인류의 생활에 직접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하는 의학, 농학, 공학 등을 응용과학이라고 합니다.

과학 발전의 산물로서 분류를 이용한 과학의 설명은 특정 학과를 선택하고 공부를 시작한 대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매우 유용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과학에서 과학의 정의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정보검색 및 정보처리 기술과 실험의 자동화 기술 발전에 따른 연구 속도의 가속화와 정보공유 및 협업 기술의 발전으로 과학의 분류를 넘어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역사를 두고 성취된 과학 발전의 산물로서 과학을 설명하는 것으로 체험과학에서 과학의 정의를 이야기 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방법으로 과학과 교육을 분리하면 "과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은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고 해결해 왔습니다. 해결된 질문은 문자와 수학을 도구로 일반화된 지식이 되고 후대에 교육되어 왔습니다.

일반화된 지식 중 경험적 사실 기반의 재현성 있는 법칙과 법칙들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을 교육하는 것이 과학교육입니다.

과학교육에 필요한 법칙과 이론을 찾아가는 과정. 즉,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경험적 사실 기반의 재현성 있는 법칙을 찾아 객관성을 인정받고 법칙들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을 만드는 과정이 과학적 방법입니다.

"과학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이유는 과학의 본질이 바로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학 발전의 역사와 현대 과학의 실천 모두를 포괄하는 정의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부터 나는 "과학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 "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라고 간단하게 답해주었고 "과학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을 해결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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