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대마초 흡연으로 신고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경찰서 출석 요구를 받았거나, 최소한 그런 이야기를 들어 불안해지고 계실 겁니다. 본인이 직접 연루됐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인이 곤경에 처한 것일 수도 있지요. 중요한 건 지금부터입니다. 아직 아무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바로 이 시점이 가장 중요한 대응의 골든타임이라는 사실입니다.
대마초 사건은 그 자체보다, 수사가 시작되었다는 점이 더 무섭습니다. 신고라는 단어 하나에 의심이 붙고, 그 의심이 검사 책상까지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정황 하나하나가 증거로 둔갑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냥 조사 받으면 끝나겠지’, ‘실제로 피운 건 아니니까 괜찮겠지’ 생각하시지만, 그건 수사기관이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단 한 사람의 익명 제보, 단 한 문장의 진술, 단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상황은 급변할 수 있습니다.
신고로 시작된 수사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굴러갑니다
익명 제보든, 지인의 폭로든, 경찰은 의심만으로도 조사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조사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데 있습니다. 흔히 ‘참고인 조사’라 부르며 불러놓고, 실상은 피의자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바로 휴대폰 포렌식이 들어가고, 소변·모발 검사까지 동시 진행되며, 주변 인물까지 들쑤시게 되지요. 이쯤 되면 ‘그냥 조사’는 없습니다. 거기서 무언가 나오는 순간, 바로 입건으로 전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황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대응을 늦출수록 불리해진다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본인은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피운 사실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억울하다’는 감정 하나로 법적 불이익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수사는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필요한 건 감정적인 해명이 아니라, 명확한 전략과 증거입니다. 모발 채취 시기, 신고자의 신뢰성, 당시의 동선과 CCTV 유무, 그 모든 걸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들어가야만 합니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인정은, 빠를수록 실익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정말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과거의 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이 순간 “그럼 숨겨야 하나요?”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대마 사건의 핵심은 피운 사실 그 자체보다, 인정 시점과 태도, 그리고 이후 행동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사를 받기 전 자백과 반성, 치료 의지 표명이 있느냐 없느냐가 형량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런 사건을 수없이 다뤄왔습니다. 어느 20대 남성 의뢰인은 신고자의 제보로 조사에 불려갔습니다. 소변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과거 메신저에 대마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흔적이 있었지요. 경찰은 이 채팅만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때 저는 모든 조사를 동행했고, 진술서와 관련 자료를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결과는 불송치. 경찰은 더 이상 수사를 이어가지 않았고,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중요한 건, 그 초기 대응 타이밍이었습니다.
이 사건처럼, 이미 피운 사실이 있다면 괜한 부인을 반복하기보단 오히려 인정하고 ‘이제는 다르게 살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치료 이력, 반성문, 주변인의 탄원, 그리고 상담 결과까지—이 모든 걸 종합해 진짜 변화를 보여준다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로 갈 가능성은 충분히 열립니다.
혼자서는 길이 안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길은 있습니다
신고 하나에 시작된 사건이라 해도, 그 끝은 제각기 다릅니다. 누군가는 무혐의로 끝을 맺고, 누군가는 실형을 피하지 못합니다. 무엇이 갈림길을 만들까요? 저는 그 차이가 ‘시기’와 ‘전략’이라 단언합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법률적 판단을 받고, 감정 아닌 구조로 상황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 당신의 진실을 정확히 밀어 넣어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불안하고 당황스럽겠지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두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감정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어줘야 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길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합니다. 그 역할, 제가 맡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