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蝕(좀먹는) 마약, 어디까지 왔을까?
한때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말을 쉽게 꺼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뉴스를 틀면 마약 관련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해외에서 밀반입된 대량의 마약 적발, 심지어 10대 청소년들까지 마약에 손을 대는 현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마약이 가까운 나라가 되어버린 걸까?
‘남의 일’이라 생각했던 마약, 이제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
예전에는 마약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등장하는 소재였다.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도, 접할 수도 없는 금지된 물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다크웹을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고, 해외 직구를 가장한 밀수도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모르는 사이 마약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배달 음식에 마약이 들어있었다는 충격적인 뉴스, 길거리에서 마약이 든 음료수를 건네받고 정신을 잃었다는 피해자의 증언. 우리는 더 이상 ‘나는 괜찮아’라고 안심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SNS를 통한 마약 유통도 큰 문제다. ‘물’, ‘설탕’ 같은 은어를 사용해 마약을 사고파는 사람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추적을 피하는 신종 범죄 수법들. 이제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약, 한 번의 호기심이 부른 비극
“한 번쯤은 괜찮겠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마약에 손을 댄다. 하지만 마약은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강한 중독을 일으키고, 결국엔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한때 잘나가던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마약으로 인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청소년들까지도 마약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들은 아직 모른다. 한 청소년은 친구의 권유로 ‘기분 좋아지는 가루’라며 받은 것이 마약인지도 모른 채 흡입했고, 결국 중독되어 가족과 멀어지고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 일이 남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더 두렵다.
대한민국,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과거에는 마약 단속이 강하고, 공급도 적었기에 ‘마약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국제적인 마약 유통망 속에서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마약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부와 경찰도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단속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약이 왜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는지, 어떤 요인이 작용하는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단순한 법적 처벌을 넘어, 예방 교육과 치료 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우리가 직접 관심을 갖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마약 문제, 우리 모두의 책임
마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다. 주변에 마약을 권유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그리고 마약 중독자들이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시스템도 필요하다.
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망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선택을 막을 수 있는 건, 바로 우리 자신과 사회의 관심이다. 우리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결국, 우리가 지금 얼마나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