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초범형량 자수하면 기소유예 가능할까?

by 이동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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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라는 게, 일이 터진 뒤에는 가장 먼저 ‘어떻게든 작게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마약 사건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자수하면 기소유예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고 검색창에 마약초범형량을 적습니다. 처음이라서, 내가 잘못한 건 맞지만 크게 한 건 아니고, 스스로 털어놨는데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죠. 하지만 그 기대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계신가요?


저는 마약 사건을 수없이 다뤄온 변호사입니다. 그리고 단언하건대, 마약 초범이라고 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그럴 것 같죠? 근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수했다고 무조건 감형이 되지 않는 이유, 초범이라고 해도 형량이 무거운 이유, 그리고 기소유예라는 말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는지를 오늘 정확히 짚고 가겠습니다. 괜히 기대만 키웠다 실망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초범인데 형량이 왜 이렇게 나올까?

'첫 범죄면 봐주는 거 아니야?'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으시는데요, 실제로는 마약 범죄의 특성상 초범이라도 강한 처벌이 내려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마약 범죄는 사회적으로 그 자체가 ‘중대한 위해’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소지, 사용만 해도 엄중하게 보는데, 이게 유통으로 번졌다면? 이야기는 훨씬 달라집니다. 단 한 번의 사용이어도, 정황상 공급 루트나 거래 흔적이 보이면 수사기관은 가볍게 넘기지 않아요.


이쯤에서 독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겁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정도면 무겁고, 어느 정도면 가벼운 거냐?’ 문제는 그 기준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동일한 행위라도 ‘어떻게 보이느냐’, ‘수사와 재판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느냐’, 그리고 ‘초범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정황이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범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분명한 입장입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단순 사용자로 보이느냐, 소지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느냐, 과거의 유사 전력이 조금이라도 있느냐, 수사협조가 있었느냐에 따라 형량이 미세하게 갈립니다. 그리고 이 미세한 차이가 유죄와 집행유예, 또는 실형의 갈림길이 되죠.


‘단순히 한번 해봤어요’라는 말, 실제 재판정에서는 어떤 의미로 해석될까요?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이라는 것도 입증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 스스로 초범이라 착각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면, 형량은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돌아옵니다.


자수하면 기소유예가 가능한 조건은 따로 있다

'그래도 자수했는데 너무하잖아요.' 실제로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자수는 ‘감경의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면책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기소유예라는 건요, 검사가 기소 자체를 하지 않고 사건을 덮는 조치입니다. 형식은 무혐의와 비슷하지만, 실상은 다르죠. ‘혐의는 인정되지만 한 번은 봐준다’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 기소유예를 받으려면 그 조건이 꽤 엄격합니다.


우선, 자수가 진정한 자수인지부터 따집니다. 그냥 경찰에 불려가서 “맞아요, 했어요”라고 말한 건 자수가 아닙니다. 사건이 불거지기도 전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았는지, 누가 시킨 게 아닌 본인의 의지였는지, 이런 점들이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반성의 태도! 단순히 반성문 몇 줄로는 부족합니다. 재범 가능성이 없어 보이느냐, 치료나 회복 의지가 진지하냐,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망이 있느냐, 이런 것까지 검토합니다.


제가 실제로 진행했던 사건 중에도, 자수를 한 초범이 있었습니다. 단순 소지에 가까웠고, 사용 횟수도 적었으며, 병원 치료를 시작한 상태였죠. 그런데도 검찰은 기소유예를 선뜻 내주지 않았습니다. 왜냐, 당시 다른 인물과의 연결 가능성이 수사상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협조하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야 어렵게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기죠. ‘이 정도 상황 아니면 기소유예는 어렵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자수는 전략이어야 합니다. 그냥 “내가 자수하면 봐주겠지” 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상황이 더 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전문가의 전략적인 조언이 필요합니다.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식으로 자수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잘못된 방식의 자수는 그냥 ‘자백’으로만 작용하고, 기소유예는커녕 실형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셔야 합니다.


혼자서 감당하려 하지 마십시오

마약초범형량. 검색하신 분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건 하나입니다. “첫 범죄인데, 어떻게든 가볍게 끝났으면.” 그 심정, 저는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범’이라는 말 자체가 사건의 본질을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기소유예를 받고 싶다면, 자수로 가능성을 열고 싶다면, 지금부터 정확히 움직이셔야 합니다. 느긋하게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미 수사가 시작됐다면, 혹은 곧 시작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마약 사건을 다뤄왔고, 그중 자수 전략으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쉽게 끝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시간을 지체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 불안한 마음을 가진 채로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지금 바로 상담을 받으십시오. 도움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주십시오. 결과는 움직인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게 제가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을 통해 배운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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