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 시리즈 <세계수>

by 서하

<세계수>


내 마음에 당신이란 나무를 심었습니다.

어느새 내 마음은 당신이란 세계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자라나는 가지,

자라나는 잎사귀,

자라나는 열매


당신이란 세계를 헤엄치던 나는

당신이란 세계에서 버림받았습니다.


당신이란 세계수가 타오릅니다.

내 마음에 재가 가득합니다.


내 마음에 남은 건,

당신이란 세계가 남긴 거대한 구덩이.

그것은 당신이 내 마음 깊이 내린 뿌리의 흔적.


재로 변한 사랑을 떠올리는 건,

세계수가 남긴 공허의 공간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오늘은 당신의 빈 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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