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골목을 기억한다>
그곳의 골목은 밤을 밝히지 않는다.
오후 8시가 되었을 무렵, 골목에 떠오른 그림자를 기억한다.
긴팔보단 반팔이 어울리는 계절이었으며,
오른쪽 어깨 위로 쌓인 누군가의 무게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 골목이 유난히 좁게 느껴진 이유는
흔들리는 마음 탓이었을까,
혹은 뒤엉켜 주차된 감각 탓이었을까.
작은 식당, 목 안 가득 모래가 든 것처럼 물을 마셔댔다.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몇 번의 컵이 오르내렸을까.
그들은 분명 우리의 얘기를 들었겠지.
아무렇지 않았던 걸까.
그렇다면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해야만 했을까.
버스 안, 간신히 탄 막차에서 그 무게를 떠올렸다.
남들의 어깨는 가벼워 보이기만 하는데,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창밖이 자유로워 보였던 건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까.
확신 없는 식사는 그저 생존해야 했기 때문일 거야.
그곳의 골목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
2026년 1월 14일,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