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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함이 빚어낸 선물

Change the world ?!


보스턴에서 나는 종종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How are you going to change the world?” 즉 “너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거니?”


솔직히 처음엔 “뭐 세상을 바꿀 것 까지” 하는 생각에 약간의 부담과 어색함을 느꼈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곧 “Tell me more about yourself. Share me your passion.” 즉 “거기 자네, 너에 대해 좀 더 알려줘 봐. 궁금하거든. 뭘 좋아해? 뭘 해보고 싶고?” 하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조금 지나고는 깨닫게 되었다.

 

이런 류의 질문을 하는 어른들은 꼭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답변하는 이에게 더 큰 꿈을 심어주고 계셨다. 그것이 내 가슴을 벅차게 했다. 나와 같은 젊은 청년들이 곧 이 시대의 미래라 해주시며 우리의 꿈을 밀어주고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려 하는 서로 간의 그 열정은 낯선 땅에 유학을 간 나에게 큰 울림이었다.


이로서 나는 “공학을 공부” 혹은 “기계를 공부” 하러 오늘 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학의 힘을 빌려 격자 밖 세상에 내 목소리를 알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주위 동료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도전받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그런 삶, 나와 너의 이야기가 만나 더 큰 이야기가 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공학은 우리의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아주 멋진 도구이다. 앞서 언급한, 이 세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 예컨대 기후 변화, 기아 문제, 성차별 문제, 교통 체증 문제, 우주 탐사의 건, 핵 문제, 스마트폰 중독 문제, 바이러스 전파 방지 문제 등, 이 세상에는 기술이 결합될 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널리고 널렸다.


학교 수업에만 충실하기 이전에 나는 어떤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에 열정이 있는지 한 번 탐색해보면 어떨까. 아주 silly 해 보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배우고, 다른 커뮤니티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삶.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이다. 그 여정에 함께 할 사람들도 많고.


우리 학교 링컨 연구소에 계신 로버트 신 박사님께서 언젠가 내게 아래와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Prove, recruit, and help". 즉, "우선 네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그 다음으로는 그 일에 함께 할 사람들을 찾고, 그리고는 네가 길을 걸은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우라"는 뜻인데 아직토록 뇌리에 남아있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박사님께서는 차세대 교육 (next generation education) 에 본인의 열정을 불태우고 계신다. 미국 전역의 중고등학생들을 MIT 로 초청해 청소년 과학 캠프를 매년 개최하시고, 이 일에 함께 할 사람들을 초청하시고, 한국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열어 주시려 노력하신다. 올해에는 코로나로 잠시 한국에 들어온 내게 이 캠프의 프로그램 매니저 역할을 맡기셨다.


우리 모두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무언가를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은 아이를 키워보시는 부모님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것이다. 그 아이만이 낼 수 있는 울음소리, 바로 여러분의 소리였고 다른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그 아이만의 하루, 바로 여러분의 하루였다.


유일함이 빚어낸 선물인 우리. 나만의 목소리로 세상을 밝히고 살아갈 특권이 주어진 우리. 그것이 크든 작든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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