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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OBOM Mar 11. 2024

너의 콘서트


십센치 콘서트를 보고 와서 써봤다. 

(최대한 더럽게 써보려고 애써봤는데 어째 영 깨끗한 것 같다.)


친구가 갑자기 얘길 꺼내서 얼결에 가게 됐다. 콘서트를 적극적으로 다니는 편은 아니라서 거의 5~6년 만에 간 거였는데, 이왕 가는 거 제대로 즐기면 좋겠다 싶어서 일주일 전부터 십센치 전용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들었다.


떼창 할 생각에 두근거렸다. 공연장 앞에서 친구와 만나 티켓을 들고 입장했다. 어둑해진 체조 경기장의 무대 위로 단 한 사람을 향해 조명이 꽂히고 있었고, 막이 올라갔다.


권정열이 등장했는데 눈 뜨기 힘든 조명에 금속이 잔뜩 붙은 검정 가죽 재킷을 입고 일렉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반짝여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특유의 끈적한 목소리에 살랑살랑 움직이면서 끼를 부리는데... 유죄인간 그 자체.


콘서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기분 좋게 홀려서 소리도 막 지르다가 마지막은 통기타에 목소리 하나로 담백하게 끝났다. 집에 오는 길에도 계속 두근거렸다. 사람들이 왜 콘서트에 가는지 알 거 같았다. 도심에서 환호하고, 감탄할 수 있는 것 중에 콘서트만 한 게 없었다. 


십센치 콘서트 다음에 또 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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