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6.
라온이가 대소변 가리기를 두 돌 쯤 시작해서 낮에는 기저귀를 안할 수 있었지만 밤 기저귀는 세돌이 지난 지금까지 근 일 년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거운 기저귀를 벗겨주는 게 라온이와 아침을 시작하는 일이었다. 기저귀가 묵직해 벗길 때마다 언제나 밤기저귀를 안 하려나 생각했는데..
지난 일요일 건강상의 우려로 라온이에게 밤 기저귀를 안 하고 자보자고 제안했다. 흔쾌히 좋다고 하며 “형아 처럼 쉬안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바쁜 육아가 더 바빠 질까 싶어서 침대 위에 큰 수건 두장을 깔고 내가 함께 자면서 살피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정말 신기하게도 라온이가 아침에 일어나
“엄마 쉬 마려”하더니 화장실로 갔다. 자는 동안 10시간쯤 화장실을 안갔다. 신기하고 대견했다! 아이는 기회를 주는 만큼 성장을 하는지 갑자기 밤기저귀를 떠나 보내게 되었다. 이제 정말 기저귀 안차는 아이가 되었다.
요즘 라온이의 아가 때 사진과 영상을 보면 참 귀엽고 언제 컸나 싶고 아깝고, 아쉽고, 귀하고, 소중하고, 그립다. 지금 이 순간도 추억이 되고 있는 느낌이 실시간으로 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라온이의 마지막 기저귀도 기쁘지만 아쉽다.
아이 키울 땐 힘들어도 그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는 말을 요즘 많이 실감한다. 코로나19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주 라온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행동이 정교해지고 힘이 생긴 게 보인다. 짜아식 ㅎㅎ많이 컸어.
라온아 행복을 즐길 줄 아는 밝고 현명하고 멋진 남자로 자라렴. 언제나 엄마가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