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하게 될..
어느 회사에는 있는 팀장, 학교에도 있다.
그들을 보직교사라 쓰고 부장이라 부른다.
올해 나는 경력이 10년 이상에 40대 초반이니 보직교사를 지원할만했다. 주변에서도 이제는 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들 했다.
아니, 나는 아니다. 그냥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했다가 큰코다친 일이 한두 건인가.
취업이 잘된다기에 식품영양학과에 갔다가 교사 되는 길이 어려웠다. 이럴 거면 사범대를 갔어야지
충동적으로 대학원을 갔다가 자퇴의 선을 넘나들며 고생했다. 돈 쓰고 시간 쓰고 왜 갔니
한번 해볼까는 더 이상 안된다. 이제 더 다칠 코가 없다. 좌충우돌 명랑 40대는 안 귀엽다. 숙고가 필요했다. 교원들 중 누군가의 리더로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용기, 내겐 믿음과 용기가 필요했고, 롤모델도 필요했다. 내키지 않는 일을 했다가 곤란해지기가 싫었단 말이다.(하… 구구 절절)
올해 교무기획을 해보니 학교 돌아가는 일이 보인다. 내 업무랑 상관없이 교무부장 옆자리라 듣는 풍월이 쌓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에게 특별함이 있을 거란 기대는 내 환상이었다. 모든 일을 무던하게 견디어 내고 닥친일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 리더가 하는 일이었다.
그거라면 너, 할 수 있잖아?
그리고, 나의 롤모델이 생겼다. 바로 내 왼쪽 대각선 자리의 교. 무. 부. 장.!
스트레스로 하루 종일 두통이 있던 나에게
“밥 먹고 가~”하며 볶음밥을
사 먹이고
“당신은 사람한테 친절해, 일은
느긋히 차분하게 계획대로 하는거 좋아하고 거기에 계획 틀어지면 예민해지는게 다 보여 , 자기가 좋은 사람이지 다그렇게 말해~ 근데 그게 자기한테 좋은게 아니여“라고 무심히 이야기를 건넸다. 그 말에 내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알아요. 그런 마음 자제해야하는것도 알고 제가 모든 사람에게 친절 할 수 없는것도 알아요. 게다가 모두에게 칭찬받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근데 그냥 그렇게 감정이 흘러 넘쳐요. 이렇게 생겨먹어서 그런가봐요. 애써서 더 생각 안하려해도 자꾸 이것저것 생각해요. 그래서 힘들어요.”
퇴근 시간이 늦어졌고 기분은 좋았다. 내가 감히 부장님을 야근을 시킨 것 같았다. 히히히
아직 40 대니 직장생활에서 갈길이 멀고도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앞으로의 교직생활에는 더 이상의 숙고보다는 판단과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