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신이 아니다. ‘거짓’ 만큼이나 무서운 게 바로 ‘확신’이라고 생각하며 늘 취재를 한다. 간만에 그런 작두에 올라탄 것 같다. 사람들은 과학, 과학 해대는데 그 놈의 과학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남은 건 정파 싸움뿐이라 적잖이 당황스럽다.
그럼에도 그저 피하는 건 가장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중이다. 정답은? 나도 모른다. 그저 인간의 불완전성, 문명의 한계에 대해 의심해보고 하나 하나 따져보는 수밖에 없다.
여야 정치권이 얽히면서 정쟁의 싸움판이 됐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야당의 주장은 넣지도 않고 오히려 피하고 있다.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할지 몰라도, 야당이 하는 질문과 겹치는 것은 일부러 하지 않는다.
편향되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게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
2023년 6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첫 범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TF의 일일 브리핑이다.
<질문= 이정주 기자 > 솔직한 답변 감사한데요. 그러면 그 얘기를 들었었어요. 고체화시키는, 고체화... 그러니까 ‘액체를 고체화시켜서 저장하는 방법도 과학적인 한계가 있다. 일종의 그거는 처리방식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이것을 방치하고 미루는 거다.’ 이렇게 하는데, 이게 좀 죄송한 표현이기는 한데 이게 자칫 들리기에는 일본 입장에 좀 치우친 걸로 들리거든요.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도. 왜냐하면 이것을 방치하고 담가두고 지하에 하면 위험요소의 잠재적인 폭탄을 자국이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좀 미안한 말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 멜트다운은 일본 본인이 일으킨 거잖아요.
모든 사고가, 물론 이게 안타깝긴 한데 기본적으로는 사고를 낸 사람이 책임을 지게 돼 있는 거예요, 원칙적으로는. 우리는 그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국제적으로 이해를 하고 양해를 하고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지, 냉정하게 봤을 때 일차적인 책임자는 일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봤을 때 이게 후속 질문이 나오는 건데 좀 공박일 수는 있어요, 이게. 저도 그 부분은 이해하는데,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를 감안하면 자국이 좀 갖고 있다가, 30년 동안 갖고 있으라는 소리는 아니거든요, 그거는 또 따져보면 되고. 좀 갖고 있다가 말씀하신 기술개발을 시켜서 해도 되지 않느냐. 그런데 그렇게 갔을 때 일본 입장에서는 손해라는 게 이해가 되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뭐가 손해입니까? 그러면. 그 방식을 제안했을 때 득실을 말씀하시니까 우리 쪽에서 득이 뭔가요? 그러면.
<답변 = 박구연 국조실 국무1차장> 지금 이 기자님 그 질문 관련해서 기술적인 부분을 물으시는 거라면 허 위원장님이 계속 추가 답변을 드릴 텐데 지금 두 번째 단계 부분은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이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매니징이 돼 왔는지, 이게 더 의미를 갖는 단계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다섯 가지 방법론에 대해서는 초창기부터 일본 정부 내에서 굉장한 논의가 있었던 걸로 저희들도 파악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 여러 과학자들도 involve를 해서 논의를 해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018년도의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해양방류에 대해서 검토를 하겠다는 방침 발표가 있었고, 최종 확정된 게 2021년 4월입니다. 그때 국제기구하고 논의, 또 국제사회에서 여러 가지 국가 간 또는 국제회의기구 차원에서도 논의가 있었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미 그 방식은 확정이 된 상태입니다. 그거에 대해서 정부가 저희 전문가도 참여를 하고 기구도 참여를 하고, 그 과정이 과학적으로 또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처리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지금까지 2년 넘게, 그 앞의 과정까지 고려를 한다면 한 4~5년간을 지금 국제사회가 협력을 해오고 있는 단계인 겁니다.
따라서 혹시 기술적으로 과학적인 측면에서 그 부분을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하나의 논의 가치는 있겠습니다만, 그 논쟁이 또는 그 고민이 지금 이 과정을 결정하는 것으로 유일한 기준으로 보는 것은 그건 너무 지나친 논리적 비약인 것 같고요.
지금 단계는 과연 선택된 방식이 또는 일본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적 설비들이, 또 이것을 운영하고자 하는 계획이나 준비과정이 과연 정말로 안전한지, 이걸 지금 계속 검증하고 확인해나가고 그 과정에 있는 것인데, 그걸 한 5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걸 다시 질문하시면 그건 다른 차원의 논쟁이기 때문에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