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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지컬육아하는엄마 Dec 31. 2021

알파벳, 가르치지 말고 함께 놀자 1

현재 40개월인 아이는 따로 알파벳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최근 혼자 알파벳 음가의 소리와 이름에 대해 깨우쳐서 나와 신랑의 큰 감탄을 자아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알파벳 교육, 파닉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궁금해하고,

여러 방법들에 대해 검색을 한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유아시절부터 공부처럼

딱딱하게 배우게 되면 금방 싫증을 내고, 재미가 없어진다.

‘오늘은 A랑 B에 대해 배워보자. 각각 10번씩 쓰고 읽어보자. 단어도 10번씩 읽어보자.’

‘(A를 보여주며) 이 친구는 머리가 뾰족하네! 얘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아볼까?

에 에 에~! 우리 이 친구랑 같은 모양을 한 번 찾아볼까?’

이 두 가지 예시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가?

차이가 확 느껴진다.

후자가 훨씬 더 즐겁게 다가온다.


오은영 박사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한글을 이렇게 알려주라는 내용이 나온다.

글자를 그대로 놓고 보여주며 ‘이건 엄마야. 엄, 마!’라고 통문자 그대로를 알려주는 것보다

모음과 자음의 소리를 알려주고, 어떻게 소리가

결합되는지 그 원리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A를 에이라고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보다 A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음가에 대해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럼 지금부터 아이와 했던 비법에 대해

하나씩 공개하려고 한다.




1.  각각 알파벳의 음가 익히기


<바다나무 abc>

알파벳 소리들을 매우 재밌게 잘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이 있다.

한 에피소드당 1분 내외로 짧고, 알파벳 하나가 한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알파벳들이 등장해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 음가 소리를 계속 낸다.

아이들은 저절로 B가 ‘브’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부모님도 음가 소리 익혀서 알파벳 보일 때마다

이름보다 소리 들려주기>

언어는 반복적인 노출이 가장 중요하다.

4세까지 아이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부모님이다. 반복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알고 있어야

아이와 놀면서도 툭툭 튀어나올 수 있다.

따로 공부를 하기보다 위에서 추천한 영상을 같이 보며 아이와 함께 익히면 좋다.




2. 모양 눈에 익히기


<같은 모양 찾기>

Banana Grams 나 알파벳 자석 교구를 활용해

아이가 즐겨보는 책에 나오는

알파벳 모양 찾기 놀이를 하면 무척 재밌다.

알파벳 공부가 아닌 같은 모양 찾기 놀이가 되는 것이다.

이 때도 같은 모양을 찾으며 소리를 계속 알려준다.

이런 교구들은 모양이 작고 개수가 많다.

그래서 알파벳 공부 용으로만 쓰지 말고,

상상놀이로 사용해도 좋다.


호야는 Banana Grams를 매번 소꿉놀이에 사용했고, 밥이나 시리얼로 변신했다.

알파벳 자석 교구는 쿠키도 되었다가 공룡들의 밥도 되었다.

이처럼 교구를 그 용도로만 꼭 쓸 필요는 없다.

다양하게 확장해서 아이랑 놀다가 음가 소리를

툭 하고 알려주면 된다.

‘어? 이건 우리 호가 좋아하는 Brown Bear 책에서 봤던 거다! B 브브브브브 브~’ 하고는

다시 놀이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쌓이며 알파벳이 눈에 익숙해지고,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32개월 호야, banan grams를 활용해 같은 그림 찾기 놀이 중이다.


3. 관심사를 활용


<동물 노래, 공룡 노래, 공룡카드, BLIPPI>


동물 노래

호야는 동물들을 무척 좋아했다. 유튜브 핑크퐁 채널에 보면 ‘동물 ABC’라는

노래가 있는데 매우 흥겹다. 아이는 이 노래만 들으면 그렇게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나오니 귀 기울여 노래를 듣게 되었다.

A alpaca, B bat 이런 식으로 해당 알파벳에 맞는 동물들을 리듬에 맞춰 알려준다.

아이는 노래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알파벳과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공룡 노래, 공룡카드

아이는 38개월쯤 동물에서 공룡으로 관심사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공룡 ABC’ 노래에 흠뻑 빠졌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노래 가사에 맞게 카드를 제작했다. 이 노래도 마찬가지로 A ankylosaurus,

B bracchiosaurus 이렇게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공룡이름들이 가사로 나온다.

카드를 만들어주기만 했는데, 아이가 스스로 놀이 확장을 했다.

노래를 부르며 해당 카드를 찾기도 하고, 해당 공룡의 시작 알파벳을 알파벳 자석교구에서 찾아

칠판에도 붙여놓았다. 이 역시 같은 그림 찾기로 아이는 시작했을 것이다.

모양을 보고 비슷한 것을 찾아서 붙인 것이다. 막대기를 들고 와서 노래를 부르며

해당 카드를 가리키기도 했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매칭을 하다 보니

알파벳을 저절로 익히게 되었다.  

사진 뒤편 보드에 붙여진 직접 제작한 공룡카드들, 각 공룡들 첫 알파벳에 해당하는 자석교구를 아이가 직접 붙여놨다.


BLIPPI

39개월쯤에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찾아냈다.

바로 BLIPPI 채널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아이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외국판 헤이 지니 같은 느낌이고,

유쾌하고 신나게 아이의 관심사들을 체험하고

설명해주셔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이 영상 마지막에 보면 항상 자기 이름을 소개하며

화면에 이름 스펠링이 나온다. 그렇게 2개월 정도를

블리피 영상에 빠져있더니, 어느 날 알파벳 자석교구로

BLIPPI를 만든 다음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엄마! 이거 블리피야! 비 엘 아이 피피 아이 블리피!’





아이들의 이동하는 관심사에 맞게 적절한 환경을 제시해주면 아이들은 즐겁게 노출이 되고,

놀이로 생각하게 된다. 즐거워야 계속하고 싶고 보고 싶게 된다. 그 이후에는 시간문제다.


다른 팁들은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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