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나이브스아웃3 웨이크업 데드맨

2026년 1월 4일

by 두런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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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존슨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웨이크 업 데드 맨이 공개되었다. 브누아 블랑이라는 독보적인 탐정을 내세운 이 시리즈는 고전적인 후다닛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넷플릭스의 가장 강력한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작품 역시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아 여유로우면서도 날카로운 추리력을 선보이며, 조쉬 오코너, 케일리 스패니, 앤드류 스캇, 글렌 클로즈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여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는 매 편 배경과 주제를 달리하며 신선함을 주려 노력해왔는데, 이번에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조금 더 무겁고 종교적인 색채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첫 작품이 전 세계적인 흥행과 비평적 성공을 거둔 이후, 넷플릭스가 거액을 들여 판권을 사들여 제작한 두 번째 작품이 다소 과한 연출로 호불호가 갈렸던 것에 비해 세 번째 작품은 시리즈의 본질적인 재미를 되찾으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이번 3편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 고즈넉하면서도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전작들이 보여주었던 화려한 색감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고 가라앉은 톤을 유지한다. 라이언 존슨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순히 범인을 찾는 과정을 넘어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신념과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감독은 전형적인 추리물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인물들 간의 미묘한 심리 전을 배치하여 관객들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촬영 기법과 세밀한 소품 활용을 통해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과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나이브스 아웃 3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시리즈가 드디어 안정적인 궤도에 다시 올라왔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1편은 후다닛 장르의 완벽한 부활을 알린 걸작이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2편인 글래스 어니언은 지나치게 화려함에만 치중하다 서사의 밀도가 떨어졌던 망작에 가까웠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이번 3편은 1편만큼의 파괴력은 아닐지라도 평작에서 수작 라인 사이의 어디쯤에 위치할 만한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시리즈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전작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여 만족스러웠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사의 초점이다. 전작들이 다수의 용의자를 한 공간에 몰아넣고 그들 모두에게 비슷한 비중의 포커스를 분산했다면, 이번에는 특정 화자에게 집중적으로 조명을 비춘다. 덕분에 이야기가 산만하게 흩어지지 않고 중심을 단단히 잡고 나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앤드류 스캇이 연기한 목사 캐릭터를 중심으로 종교적인 주제를 살인 사건과 엮어낸 방식이 매우 신선했다. 살인이라는 절대적인 죄악 앞에서 목사라는 신분이 가진 종교적 가치관이 어떻게 충돌하고 반응하는지를 관찰하는 과정은 이 시리즈가 보여준 전개 중 가장 지적인 즐거움을 주었다.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치관적 충돌은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 이상의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살인 사건에 대한 목사 캐릭터의 반응과 그가 가진 도덕적 딜레마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훌륭한 장치였다. 신의 섭리를 믿는 자가 가장 인간적인 욕망이 폭발하는 살인 현장에서 겪는 내적 갈등은 추리물이라는 장르에 철학적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이런 접근은 기존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가 가진 재기발랄함에 진중함을 한 겹 얹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시리즈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 트릭이나 전반적인 이야기 구성도 무난하게 잘 정리된 편이라 추리물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야기를 정돈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중간중간 등장하는 곁가지 에피소드들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중심 화자에게 집중하는 와중에도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다 보니 가끔 흐름이 끊기는 단락흔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졌는데, 조금만 더 과감하게 편집하여 속도감을 높였더라면 훨씬 더 강력한 수작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기에는 중간의 늘어지는 부분들이 못내 입맛을 쓰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3편은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이유를 충분히 증명해냈다. 2편에서의 실망감을 씻어내고 다시금 브누아 블랑의 추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다시 품게 해주었다. 4편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공간에서 어떤 인간 군상들을 조명할지, 그리고 블랑이 어떤 색다른 가치관과 마주하게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이번 편에서 보여준 새로운 시도들이 다음 작품에서는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지길 바라며, 미스터리 팬으로서 이 시리즈의 롱런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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