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이 사자성어가 아니었다
완전 내로남불이야.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야?
딸아이와 어떤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발끈해서 한 말이다. 그때까지 내로남불이 사자성어인 줄 알았었다.
소싯적에 한자께나 배운 실력으로 한자를 끼워 맞춰봐도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내가 모르는 사자성어니 했다.
"완전 내로남불이야'를 외치는 순간!
돌 속에 갇힌 손오공이 깨쳐나듯, 갑자기 내로남불을 깨닫게 된 거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그걸 몰랐던 걸 눈치채지 못한 딸,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재치가 대단하지. 어떻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사자성어처럼 만들어버려'
그때까지도 사자성어인 줄만 알았단 말을 차마 못 했다.
이미 가끔은 엉뚱하다는 핀잔을 듣고 있는데 더 보태기 싫은 자존심이랄까?
동네 가게 앞에 골판지에 '너구리 판매'라고 써 놓은 걸 보고 어떻게 동네 가게에서 너구리를 팔지? 잡아오나? 누가 잡아서 팔아 달라했나?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한 이후로 나는 사오정이 되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왜 갑자기 라면 너구리를 진짜 너구리로 생각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어쨌든,
내로남불이 사자 성어가 아니란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