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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Mar 13. 2024

나는 컴맹이다

그때는 좋았고, 지금은 아니다.

1. 영어원서 읽기 프로젝트

2. 글쓰기 공부 - 작가 되기

3. 건강하게 살아 보기

 인생 2막의 버킷리스트다.

네 번째 버킷리스트를 추가하려 마음먹었다.


원래 잡다한 일에 관심이 많은 타입이다. 하나에 올인하는 성격은 못된다. 내 삶을 살자 마음먹었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렸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젊은 시절 한동안 빠졌던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꽃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여행하기, 독서모임 해보기, 뜨개질, 프랑스자수 등등. 다시 조금씩 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해 보려 했다. 이것저것 되는대로 하다 보니 깨달아졌다. 아이들 말로 '님아! 넌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했다.

그림을 그려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내가 원하는 그림을 만나려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사진을 찍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림보다 직접 들어가는 시간은 적다.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남겨야 했다.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야 했다. 그렇게 내 인생 2막의 버킷리스트가 정리되었다. 그다음부터는 이 세 가지의 버킷리스트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세 가지의 버킷리스트도 버겁다. 그런데 여기에 네 번째 버킷리스트를 더해야 할 것 같다. 세 가지 버킷리스트를 잘 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참 일찍도 깨달았다!


문제는 내가 컴맹이라는 거다. 컴맹은 기본이다. 핸드폰도 제대로 쓸 줄 모른다. 문자, 카톡, 전화, 인터넷 검색이 다다. 필요만 어플을 깔아도 딱 기본 밖에 못쓴다. 자주 교회 아이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어떻게 그렇게 모를 수 있는지! 눈이 동그래져서 신기한 동물 보듯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날로그의 초기 인류로 사니 신기할 거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편했다. 컴퓨터 능력이 필요한 일은 남편과 아들이 전담이었다. 다른 엄마들이 끙끙거리며 배워서 해도 결과물이 시원치 않았다. 나는 말만 하면 결과물을 수준급으로 갖다 바치는 도비가 있었다. 모두들 나를 부러워했다. 그때는 좋았다.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몸부림치며 컴퓨터를 배웠던 엄마들이 너무 부럽다. 그 엄마들은 그 능력으로 자아실현도 하고 돈도 번다. 영화 제목은 아니지만 그때는 좋았고 지금은 아니다.


혼자 컴퓨터를 배워 보겠다고 노력도 했었다. 책도 샀다. 유튜브 강의도 들었다. 아들은 노트북과 아이패드도 사줬다. 스마트 워치까지 사줬지만 나한테는 멋진 시계일 뿐이다.

딸은 들고 다니며 해 보라고 아이패드를 작은  걸 사주기도 했다. 모두 다 무용지물이다. 어떻게 해도 내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퀄리티는 한참 떨어진다. 그래도 이제는 블로그에 사진도 잘 올린다. 그만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쯤 만족하며 살기로 했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브런치의 다른 작가님들 글에 사진 들어간 게 부럽다. 나도 하고 싶다가 되어 버렸다. 글자 색깔이나 크기도 다양한 것도 부럽다. 거기다 영어 공부도 어플을 잘 쓰면 훨씬 재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몸관리조차도 어플을 쓰면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메모도 어플을 쓰면 수첩 안 가지고 다녀도 된단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었다. 나만 원시시대 수렵하고 다녔다.


용기를 내 보기로 한다. 영어 원서를 읽으려 하면서도 할 수 있을까 했다. 두려움이 앞섰었다. 그래도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영어책을 읽었다. 516페이지에 달하는 원서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꾸준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나 자신에게 선물했다. 그 자신감으로 컴퓨터와 맞짱을 떠 볼까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나는 컴맹이라 무식하다. 그래서 용감하게 쳐들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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