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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Jun 27. 2024

매일 영어책을 읽는다

인생 2막 버킷리스트 - 영어 원서 읽기

영어 동화책으로 시작한 영어 원서 읽기다.

아이들 동화책이라고 쉽지가 않다. 단지 얇다는 것! 그것 하나가 도움이 될 뿐이다. 물론 심정적으로만이다.

실제로 읽는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다. 아이들 영어 동화책이 무척 어렵다. 영어 동화책을 번역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영어 동화책을 번역하는 분 말씀이다.


처음 몇 달은 매일 읽기를 하지 못했다. 생각은 '해야 한다' 한다. 막상 마음은 어렵고 힘들어 도망치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매일 빠지지 않고 영어를 접하는 것이 사실 가장 중요한데도 말이다.

반년 가까이 혼자 몸부림을 쳤다. 무언가 외부적인 장치가 있으면 싶었다. 그러다 온라인 독서 모임을 만났다. 독서 모임의 성격은 자기 계발을 위한 책 읽기였다. 매일 시간 책을 읽고 인증샷을 올리기였다.


 나는 장치가 필요했다. 매일 아이들 영어 동화책을 읽고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한 시간을 읽는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무언가 있어 보이는 책을 올리는데 주구장창 영어 동화책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물 흐리는 느낌이랄까? 가끔은 후기에 영어 동화책을 읽는 이유를 쓰기도 하며 변명 아닌 변명도 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돈이 정말 무서운 장치라는 것을 배웠다. 한 달에 5만 원을 회비로 냈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인증샷을 올리고, 매주 독서 후기를 쓰면 일정액을 돌려주는 시스템이었다. 한 번도 거르지 않으면 낸 돈을 거의 돌려받게 된다. 그 장치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일주일 단위로 내 통장에 환급받는 돈이 들어오는 알람이 재밌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을 거의 투쟁을 했다. 조금씩 능력치가 올라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하게 되었다. 꾸준함을 이기는 것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 시간이다.

겨울에 들어서면서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시작했다. 매일 한 시간 인증을 위해 거의 몸부림치다시피 했다. 주로 읽는 책은 RLCK RIORDAN의 RED PYRAMID였다. 너무 힘들고 지치면 다른 책들을 읽으며 버텼다.

가방에도 가벼운 영어책, 차에는 A LITTIE HISTORY OF THE WORLD, 화장실에는 OZ 시리즈를 두고 어떻게든 한 시간을 채웠다.


겨울이 지나며 영어책 읽기에 권태기가 왔다. 그래도 관성으로 하루 단 몇 줄이라도 읽었다. 독서 모임 인증을 못하는 날이 늘어 갔다. 원하는 만큼 영어책을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 것도 답답했다. 어떻게 보면 지쳐버린 것 같았다. 두 달의 시간을 질질 끌었다. 결국 온라인 독서 모임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그때는 너무 지쳐서 못하면 그만이라는 자포자기도 있었다.


독서 모임도 포기했다. 인증샷을 안 해도 된다. 굳이 매일 영어책을 읽겠다고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습관이 정말 무서웠다.  매일 영어책을 읽고 있었다. 끝을 내지 못한 THE SERPENT'S SHADOW의 마지막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 책을 다 읽고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매일 영어책을 읽고 있었다. 내 몸이 기억을 다. 매일 영어책을 읽어야 한다고!


매일 영어책을 읽는다.

정말 단 몇 줄이라도 하루도 안 읽고 지나가는 날은 없다.

영어라는 언어의 느낌에 아직도 많은 부담감이 있다.

 저 어딘가에 영어라는 문장이 부담스럽다.

그래도 이제는 영어책의 두께에 압도당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영어 문장에 대한 불편함이 완전한 익숙함이 되는 날을 바란다.  그 익숙함이 오면 편안함이 올 것을 안다. 한글로 된 고전을 읽듯, 편안하게 원서로 고전을 읽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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