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다
[이제 새벽은 나의 친구다]
–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다
이제 새벽녘은 내게 익숙한 친구가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어김없이 다가오는 새벽은
늘 조용히, 소리 없이 내 곁에 머문다.
하루의 끝이자 또 다른 시작인 이 시간 속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고른다.
마음의 여유와,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난 자유가
이 고요한 새벽에 있다.
어둠은 여전히 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한 빛이 스며든다.
그 흐름 속에서 나는 ‘시간’과 대화를 나눈다.
삶이란 무엇인지, 나는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지
새벽은 그렇게 나에게 묻고 나는 조용히 답을 내본다.
가끔은 그 고요 속 정적이
지친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진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순간은
새벽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 조용히 글을 쓰는 일이다.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며
내 안에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감정의 조각들을
천천히 내려놓는다.
그 조각들이 종이 위에 남겨질 때 내 마음은 조금 가벼워진다.
이런 새벽의 습관이 이제는 내 삶의 일부이자
조용한 행복이 되었다.
오래전 들은 한 이야기가 있다.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 순간이었다.
대학에서 평생을 가르치며 살아온 한 교수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다.
의식을 되찾은 그는 오직 눈으로만 세상을 볼 수 있었고, 그 소식을 들은 가족과 지인들은 모두
슬픔과 충격에 빠져 눈물바다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그는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니, 후회도 아픔도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애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려놓음’이 아닐까.
그 교수는 단 한 마디로 우리에게 그것을 보여주었다.
삶이란, 결국 모든 것을 쥐고 사는 것이 아니라
때론 놓아주는 용기 속에 진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이다.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굴곡을 만난다.
그 굴곡은 때론 너무 크고 깊어서 우리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러기에 오늘처럼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일,
아무 탈 없이 눈을 떠서 글을 쓰고
조용한 새벽을 맞이하는 이 순간이
사실은 삶에서 가장 반짝이는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새벽을 맞이한다.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를 내려놓고,
또다시 나를 세운다.
그리고 조용히 다짐해본다.
오늘 하루도,
너무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조금은 비워내며 살아가자.
(작가의 말)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말없이 다가와 나를 마주하게 만드는 그 시간 말입니다.
저 또한 그 새벽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친구처럼 함께합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삶의 무게를 잠시 덜어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 순간이
어느새 저를 살아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글은 새벽이라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떠오른 생각들,
그리고 한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내려놓음’과 ‘삶의 진짜 가치’에 대해 적어본 짧은 글입니다.
읽는 여러분도 자신의 새벽을 떠올리며
잠시 마음을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