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에서 시작된 변화

by 정 영 일

[고요 속에서 시작된 변화]

난 새벽녘이 좋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홀로 창밖을 내다보며, 정적 속을 천천히 흐르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아직 누구도 깨어나지 않은 시간, 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나만의 호흡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이 고요 속에서 문장을 하나씩 써 내려갈 때면, 많은 것을 소유해서 얻는 즐거움보다 훨씬 크고 안락한 기쁨이 마음에 내려앉는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붙잡아 글로 옮길 때, 나는 문장 하나하나에 나를 비춰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고, 조심스럽게 현재의 나를 마주하는 일이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아주 작지만 분명한 나의 변화를 적어보려 한다.


가끔은 지난날의 칠흑같이 어두웠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기쁨과 슬픔, 절망과 기대감은 곰곰이 따져보면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닐까 하고. 같은 종이 위에 무엇을 적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듯, 삶 또한 생각의 방향 하나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슬픔이 늘어진 일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절망의 늪에서 허상만을 꿈꾸던 시기 또한 그러했다. 현실은 그대로인데, 마음만 앞서가며 스스로를 더 지치게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슬픔’과 ‘절망’.

아마도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일 것이다. 동시에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고초이기도 하다. 인간은 생로병사의 흐름 속에서 결코 단선적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 늘 평탄한 삶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기대감과 기쁨 또한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감정이다. 최근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조용히 기도를 한다. 총성 없는 전장 같은 하루 속에서, 남들과 다르게라도 죽을 힘을 다해 부지런히 살아가자고. 하루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끝내 포기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40대의 나는 꿈을 좇느라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흘러갔다. 달리는 것만이 답이라 믿었고, 멈추는 법을 알지 못했다. 2025년 하반기, 잠시 쉼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새로운 일 속에서 다시 빛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빠르지는 않지만,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방향이다.


그렇다면 변화란 무엇일까?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삶의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방식의 삶도 견뎌낼 수 있다.”


변화는 상황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삶을 견디게 하는 이유를 다시 세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절망 속에서도 하루를 살아낼 명확한 이유 하나를 갖는 것, 그것이 곧 변화의 시작이다.


변화는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거창한 결단이 아니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꾸고, 하루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선택하는 일이다. 슬픔을 부정하지 않되 거기에 머물지 않는 것, 절망 속에서도 행동을 멈추지 않는 것. 그 작은 선택들이 결국 삶의 결을 바꾼다.


오늘도 나는 새벽녘에 앉아 조용히 나를 들여다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나는 그 이유를 붙잡은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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