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감이란

- 필자의 시 한편

by 정 영 일

[평온감이란]

시간이 흘러

무언가에 조용히 집중하다 보면

소란하던 마음이

어느 날 문득 멈춘다.


세상은 여전히

바람을 일으키고

파도를 만들지만


내 안에는

잔잔한 호수 하나가

조용히 펼쳐져 있다.


한때는

고통의 돌들이

수없이 던져져

마음의 물결이

끝없이 흔들렸지만


시간은 그 돌들을

호수의 바닥에

가만히 내려놓았다.


아픔도

슬픔도

결국은

가라앉는다는 것을

시간이 나에게

천천히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일까

사람이 평온해진다는 것은


세상이 조용해져서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세상과 싸우지 않게 되었을 때

찾아오는 것 같다.


이제 나는

그 위에

작은 배 하나 띄우고


바람도 없이

파도도 없이


그저

하늘을 비추는 물 위에서

조용히 떠 있다.


아무것도

붙잡지 않아도 되고

아무것도

밀어내지 않아도 되는 곳.


고통을 지나

마침내 알게 된 것.


평온이란

세상이 멈춘 순간이 아니라


내 마음이

잔잔해진 순간이라는 것을.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 호수 위에서

조용히 숨을 고른다.


흔들리던 날들도

결국은

나를 이곳으로

데려오기 위한 시간이었음을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에..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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