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여유]
요즘은 기다림이 제법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가 없어 조금 불편하더라도,
몇십 분 혹은 몇 시간을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메인 종목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기다림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기대감이
어느새 마음을 채워가고,
버티는 일 또한 익숙해졌습니다.
바쁘게만 살아오던 그 시절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시간이
지금은 제 일상이 되었네요.
예전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느낄 틈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그 여유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준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기다림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 준비되는 시간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견디는 기다림의 시간도
무언가를 얻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작년 하조대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작은 식당에 들어가 손만두국을 시켜 놓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후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부부가
식사를 하러 들어왔습니다.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되어
자연스럽게 대화가 들렸습니다.
한 아이가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엄마는 언제 만나서 결혼한 거예요?”
잠시 생각하던 아빠가 대답합니다.
“응… 호박나이트에서 부킹이 돼서 만났고,
그 뒤로 아빠랑 결혼했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한참을 웃고 말았습니다.
옆에 있던 엄마는 아빠의 어깨를 툭 치며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요.” 하며
인상을 찡그렸고,
아이들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돈까스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왜인지 모르게
참 따뜻하고 정겨워
오랜만에 마음껏 웃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연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지나가는 모든 순간들이
겉으로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만남과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조금씩 성장합니다.
때로는 그 아픔과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인생이 건네준 큰 수업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기다림 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채워갑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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