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풀베터리 검사 후 상담에서
아이의 지능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리치료를 공부한 나 역시 결과지를 직접 볼 수 있었지만
우선은 의사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
아이의 지능은 평균 수치였다.
어떤 영역은 조금 더 높고
어떤 부분은 비교적 낮은 것이 사실이었지만
전체로 보았을 때는 분명 평균에 해당했다.
평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능이 낮다’는 의사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의사는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부분이 의사에게 꽤 중요한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평균’이라는 표현 대신
계속해서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아이의 우울증에 대한 상담은
어느새 지능에 대한 이야기로 중심이 옮겨 갔다.
우울 수치가 높으면 지능이 낮게 나올 수도 있다고
오히려 내가 설명을 덧붙여야 할 정도였다.
물론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전한 말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나라면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말이 가진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강사로서 앞에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때
나는 최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배제하려고 애쓴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과의 만남은 1회성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내가 앞자리에 서게 된 힘을
가능한 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용하려고 한다.
의미 없거나 근거 없는 칭찬을 하지는 않지만,
교육 중 발견되는 긍정적인 부분은
반드시 짚어 말하고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려 한다.
나 역시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해 주셨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나를 붙잡아 주는 몇몇 말들은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따뜻한 말에는 깊이가 있고
사람을 버티게 하는 힘이 있다.
그날 상담에서
“우울 수치가 이렇게 높은데도
지능이 평균으로 나온 걸 보니
아이가 정말 애쓰며 살아왔네요.”
이런 표현은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