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워 온 개는 죽을 때가 되면, 알아서 밖으로 나간다고 하더라.”
전국적인 폭설이 내렸던 어느 날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대학교 진학으로 집을 떠나서 살고 있었다. 수업을 끝내고 아르바이트도 마치고 자려고 누웠는데, 아직 본가에서 살고 있던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폭포가 며칠째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녀석과 같이 살던 근 10년 동안 가끔 폭포는 며칠씩 집 밖에서 생활하다가 돌아오긴 했던지라, 이번에도 별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그 기간이 하루, 이틀, 사흘이 되고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렸다. 눈이 이렇게 오는데 폭포가 돌아오지 않아서 엄마와 동생이 직접 폭포를 찾으러 나섰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면서, 녀석이 갈만한 곳을 모두 확인했는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나에게 연락이 온 건 사흘째 되는 날 밤이었다. 눈이라도 오지 않았다면 때가 되면 들어오겠거니 했을 텐데. 그런데 눈이 너무나, 너무나 많이 내렸다.
불안한 생각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가, 그대로 이루어져 버릴까 봐 의식적으로 머리를 털었던 게 기억난다. 어느 순간부터 폭포가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는 모두 녀석과 이별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폭포는 늘 건강했고, 밥도 잘 먹었고, 잠도 잘 잤고, 태어난 지 반 년도도 안되는 강아지들만큼이나 신나게 뛰어다녔으니까.
그래서 우리들은 언젠가 폭포와 이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 준비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이후로도 우리는 폭포를 찾아다녔지만, 녀석은 어디에도 없었다. 질려버릴정도록 펑펑 내린 눈이 봄기운에 녹고, 산기슭에 쌓여있던 얼음으로 변해버린 묵은눈이 사라질 때까지도 폭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는 우리 가족 모두 폭포가 우리 몰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우리의 첫 번째 이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