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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termelon Dec 12. 2024

백지였던 사원에서 나만의 색상을 가진 차장이 되었다

이제는 각자의 색상들이 부딪치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갈등의 시대

1년 차, 2년 차 사원이었을 때 나는 백지였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사수의 색을 베껴

내 백지에 칠했다.

사수를 졸졸 따라다니며,

사수가 일하는 방식, 말하는 어투를 복붙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여러 사수와 다른 팀의 선배들과 일하다 보니

나도 이제 나름 머리가 굵어졌다고

나만의 색이 생기기 시작했다.


궁금한 것이 많은 에너제틱한 노란색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고 감성적인 깊은 푸른색

사고를 꼼꼼하게 미리미리 방지하고

성격이 급한 주황색

계획대로, 기왕이면 FM으로 움직이고 싶어 하는 직선형 줄무늬까지


그렇게 나만의 색이 생기고 나니,

나와 같은 색을 가진 사람이 없더라.


주니어 시절에는 사수의 색을 베껴서 내 백지에 칠했기 때문에, 같은 색을 가진 사람들과

일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나만의 색이 있는 만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 자기만의 고유의 색이 있어서, 부딪치기 시작했다.

역할도 이해관계도 목표도 다른데,

색까지 다른 같이 일하는 사람들.


꽤나 한동안은 불편했다. 어려웠다.

뭐 하나 하려고 하면,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대하는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른 색들이 부딪치면서

결과를 만들어내더라.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설득하기 위해

더 탄탄한 논리를 고민했고

서로 다른 색을 가졌기에 같은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각자 달라 풍성해졌고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나와 다른 색을 가진 이가 찾아줬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합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

아닐수도 있다.


이렇게 색이 다른 사람들도 합이 맞을 수 있다.

일하는 과정이 때론 불편하고, 갈등할지라도 서로가 필요하고 부딪치며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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